◀ 앵커 ▶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면충돌했습니다.
종전을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담은 고성과 설전이 오간 끝에 파국으로 끝났고, 광물 협정 체결도 취소됐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박윤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백악관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이한 트럼프 대통령.
악수를 하며 비꼬듯 옷차림을 평할 때부터, 이상한 분위기는 감지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이 오늘 완벽하게 차려입었네요."
광물 협정 서명을 하기 전, 나란히 앉아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면서 파국은 시작됐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에 대해 대화가 오가던 중 트럼프가 지목한 기자가 갑자기 엉뚱한 질문을 했고, 분위기는 얼어붙기 시작합니다.
[기자]
"왜 정장을 입지 않나요? 정장이 있긴 한가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전쟁이 끝나면, 저도 당신처럼 정장을 갖춰 입겠습니다."
그리고 끈질기게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젤렌스키의 말에 밴스 부통령이 끼어들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험악해졌습니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려면 (러시아와의) 외교에 참여해야 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부통령께서는 무슨 외교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젤렌스키에 트럼프의 언성도 높아졌고, 밴스는 미국에 감사하라며 상대국 정상에게 면박을 주기까지 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JD 밴스/미국 부통령]
"(미국에) 한 번이라도 감사하다고 말한 적 있나요? <여러 번 말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트럼프/미국 대통령]
"부통령이 당신에게 언성을 높이지 않았어요. 우크라이나는 큰 위험에 빠졌어요. <대답해도 될까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트럼프/미국 대통령]
"아니오. 당신은 이미 많이 말했어요. 당신의 나라는 큰 위험에 빠졌어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전쟁에서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광물 협정 서명식도 하지 못하고, 회담은 파국을 맞았습니다.
트럼프는 약속한 점심도 주지 않고, 젤렌스키를 백악관에서 내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국의 원인을 젤렌스키에게 돌렸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통령과 미국민을 존경한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전쟁을 끝낼 첫 단계로 여겨졌던 회담이 소득 없이 끝나면서 실제 종전까지는 험로가 예상됩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회담의 승자가 트럼프도, 젤렌스키도 아닌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임동규(LA) / 영상편집: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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