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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 사진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제시한 임기 단축 개헌과 책임총리제는 탄핵 인용과 조기 대선의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던진 정치적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헌법재판관에게 탄핵 기각의 명분을 제공하고, 직무 복귀 시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며, 시간을 벌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대법원 선고도 이끌어내는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최후변론에서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집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뒤 공식 석상에서 개헌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조계 한 인사는 “탄핵심판에서 헌법재판관은 여론에 강한 영향을 받는다. 윤 대통령도 싫고 이재명 대표도 싫다는 중도 보수층에게 임기 단축 개헌은 유의미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의 이날 최후 진술은 사과로 시작해 12·3 비상계엄 선포가 ‘대국민 호소’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호소’라는 단어를 9차례나 쓰며 이번 계엄이 야당의 입법 독주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알리려는 경고성 계엄임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존에 내세웠던 계엄의 불가피성을 반복하면서도, 탄핵과 관련한 법적 쟁점인 국회의원 체포 지시 등에 대해선 “정말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청래 국회 탄핵소추단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에 출석해 변론 시작을 기다리는 모습. 뉴스1
특히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의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니 의원들을 끌어내라”라는 증언에 대해선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면 더 이상 못 들어가게 막아야지 끌어낸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2시간반 비상계엄과 야당의 2년반 줄탄핵 가운데 어느 쪽이 상대의 권능을 침해한 것인가”라며 계엄에 비해 야당의 폭주가 더 심각했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공을 들였다.

윤 대통령의 최후 진술에선 계엄 선포 뒤 다섯차례 대국민담화에서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국민 통합’이라는 단어가 네 차례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개헌과 정치개혁 과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도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개헌과 정치개혁이 올바르게 추진되면 그 과정에서 갈라지고 분열된 국민들이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과 관련해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선 담화에는 등장하지 않은 ‘죄송’이라를 표현을 썼고, “저를 비판하고 질책하는 국민의 목소리도 들었다”며 자신의 지지자가 아닌 국민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언급했다. 또한 계엄 사태로 구속된 장성 등 공직자에 대해서도 직접 사과는 아니었지만 “내란 몰이 공작에 의해지금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유감을 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김성룡 기자
윤 대통령은 이날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관련해 승복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대신, “소추단 측이 제시한 쟁점 위주로 심리가 이뤄져 비상계엄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야 평가는 엇갈렸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으로서 고뇌에 찬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다시 한번 국민 앞에 진솔하게 변론했다”고 말했고,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내란 수괴 윤석열은 마지막까지 파렴치한 거짓말과 억지 주장으로 탄핵 심판정을 더럽혔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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