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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최후진술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겠다”며 개헌 의사를 밝혔다. [사진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해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5분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먼저 87체제를 우리 몸에 맞추고, 미래 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 임기 후반부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상 절차상 2주 앞 대통령직 파면 여부에 관한 선고를 앞두고 임기 단축 개헌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개헌 언급은 ‘헌재의 탄핵 기각, 대통령직 복귀’를 전제로 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통합은 헌법과 헌법가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개헌과 정치개혁이 올바르게 추진되면 그 과정에서 갈라지고 분열된 국민들이 통합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현행 헌법상 잔여 임기에 연연해 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제게는 크나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개헌 추진 의사를 거듭 밝혔다.

또 “국정 업무에 대해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을 감안해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질서의 급변과 글로벌 경제, 안보의 불확실성에서 역대 가장 강력한 한·미 동맹을 구축하고 한·미·일 협력을 이끌어냈던 경험으로 대외관계에서 국익을 지키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서 국민 불편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반면 69분간 최후진술에서 헌재가 파면을 선고할 경우 ‘승복’하겠다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전체 77쪽 분량의 최후진술 원고 어디에도 ‘승복’ 단어는 없었다. 대신 ‘국가·국민을 위한 계엄’ 등 계엄 선포의 정당성과 불가피성을 거듭 주장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의 잘못을 꾸짖는 국민의 질책도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하지만 비상계엄은 범죄가 아니고,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합법적 권한 행사”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는 오로지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국회의 망국적 독재로 나라가 위기에 빠졌으니 공화국의 대의제 위기에 헌법 제정 권력인 주권자가 직접 나서 달라는 호소였다”고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국무회의 시간은 5분이었지만, 그 전에 이미 충분히 논의를 한 것”이라며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도 주장했다.



윤 “국민께 혼란 끼쳐 죄송”‘판결 승복’ 언급은 없어
충암고 후배인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무회의를 100여 차례 참석했지만, 이번 국무회의처럼 실질적으로 열띤 토론이나 의사 전달이 있었던 것은 처음”이라고 말한 지난 11일 7차 변론 증언을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 첫날 불법 이민 문제와 관련해 남부 국경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한 걸 언급하며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이 국가비상사태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며 “불법 체류자와 마약 카르텔 등 당면한 위기에 맞서 미국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반면에 “거대 야당은 지난 2년반 동안 오로지 대통령 끌어내리기를 목표로 한 공직자 줄탄핵, 입법과 예산 폭거를 계속해 왔다”며 “이것이 국헌 문란이 아니면 도대체 어떤 것이 국헌 문란 행위겠냐”며 야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제왕적 거대 야당의 시대”라고 표현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계엄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과거의 부정적 기억, 트라우마를 악용하여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국회 소추위원 단장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최후진술에서 “윤 대통령은 피로 지켜 온 민주주의를 짓밟고 피를 잉크 삼아 쓴 헌법을 파괴하려 했고, 총칼로 민주주의의 심장인 국회를 유린하려 했다”며 “헌법과 민주를 말살하려 한 윤석열은 파면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2024년 12월 대한민국이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풍전등화의 운명이었다고 생각하느냐. 명태균의 ‘황금폰’으로 인한 본인만의 위기는 아니었느냐”고도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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