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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대대에서 열린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예비역 사병과 장교, 부사관. 김성태 프리랜서
서울시·자치구가 앞 다퉈 예비군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자치구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을 펼치며 예비군이 쉽게 이동하도록 지원 중이다. 이를 두고 주로 20대인 젊은 층의 표를 의식한 정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예비군이 입는 훈련복에 부착하는 예비군 마크엔 월계관과 지구, 그리고 리본을 형상화한 도식이 그려져 있다. 통상 예비군들은 이 세 가지를 하나로 묶어 ‘개(계)구리’ 마크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이들을 수송하는 버스도 개구리 버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서울 영등포구는 오는 3월부터 연말까지 예비군 훈련장 무료 수송버스 운행을 시작한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예비군은 약 22㎞ 떨어진 경기도 안양시 박달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훈련을 받는다. 이들이 쉽게 훈련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예비군 수송버스 증편한 영등포구
예비군 훈련장 수송버스에 탑승하는 예비군. [사진 영등포구]
서울 영등포구는 서울시 자치구 평균보다 4배 많은 예산을 투입해 예비군 교통 지원을 확대했다. 덕분에 16개 버스를 3개 노선에 투입하면서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예비군이라면 홈페이지에서 신청만 하면 100% 탑승이 가능하다. 제한적인 예산으로 일부 예비군에만 교통 편의를 지원하는 다른 자치구와 비교하면 파격적인 지원이다.

예비군 수송버스는 아침 7시 20분 첫 정류장을 출발해 8시 30분경 훈련장에 도착한다. 또 훈련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상경하는 버스도 제공한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예비군이 자긍심·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수송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와 인접한 구로구도 예비군들은 동일한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는다. 훈련일자별로 45인승 버스 2대가 구로구 동측·서측에서 각각 1대씩 운행한다.

중구도 관내 지역예비군의 훈련 장소인 경기도 고양시 지축예비군훈련장과 중구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신청 인원에 따라 하루 1~5대의 버스를 투입하며, 중구청 앞에서 오전 7시 40분에 탑승하면 훈련장까지 이동할 수 있다.

광진구는 아예 조례까지 제정했다. 2023년 7월 제56사단 지역예비군을 위한 훈련장 수송버스를 무료로 지원하는 내용의 ‘서울시 광진구 예비군 훈련장 차량운행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45인승 버스 3대가 어린이대공원 정문 앞에서 출발해 경기도 남양주시 외곽 훈련장을 오간다.
서울시는 오는 3월부터 지역 예비군을 위해 무료 예비군 수송버스를 운행한다. [사진 서울시의회]
광진구는 예비군 지원 조례 제정
예비병력이 되겠다며 창단한 '시니어 아미' 회원들이 춘천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자치구가 앞다퉈 예비군 지원에 나선 건 예비군들의 이동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울에서 훈련받을 수 있는 자치구는 강남구·강동구·서초구·송파구 등 강남권 4개구뿐이다. 이들은 모두 서울 서초구 내곡동 서초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훈련을 받는다.

하지만 나머지 21개 자치구 예비군은 모두 경기도 남양주시·고양시·양주시·안양시 등 인접한 지역으로 이동해 훈련을 받아야 한다. 서울 부동산 가격이 비싸거나 시설이 좁아 훈련장으로 사용할만한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21개 지역 청년들은 대중교통도 잘 다니지 않는 산속에 위치한 훈련장에 가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대중교통을 두세 번씩 갈아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한 예비군 청년이 ‘외곽에 위치한 훈련장에 가려면 이른 새벽부터 대중교통을 2~4번씩 갈아타야 한다’고 영등포구청장에게 하소연한 적이 있다”며 “이와 같은 건의를 받아들여 예비군 훈련장 수송버스 운행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금남면 남세종 예비군훈련장. [사진 육군]
이와 더불어 청년층 표심을 염두에 둔 정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예비군은 “셔틀버스가 편리하긴 하지만, 셔틀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구청장이 탑승해 본인의 실적을 홍보한다”며 “평생 살아도 들을 기회가 없었던 지역 재개발 소식이나 공원 설립 계획을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예비군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서울시도 나섰다. 예비군 탑승이 많은 지역을 분석해 오는 3월부터 서울시가 직접 무료로 수송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김명오 서울시 비상기획관은 “훈련장 수송버스가 지역예비군의 이동편의와 훈련 참여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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