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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저승사자' '국민 특검' 별명까지
尹과 국정농단·재벌 수사 함께 '호흡'
尹 내란죄 구속, 朴도 징역 7년 구속
"둘 다 사람·술 좋아했는데 안타까워"
윤석열 당시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017년 5월 19일 서울 서초구 '국정농단 의혹 사건' 특검 사무실에서 박영수 특별검사와 함께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영수(73) 전 특별검사가 13일 '가짜 수산업자' 사건에 이어 '대장동 비리' 재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박 전 특검은 윤석열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 국정농단 사건 등 대형 수사를 이끌었지만, 박 전 특검은 부패 범죄로, 윤 대통령은 불법 계엄으로 나란히 구치소에 갇혔다.

박 전 특검은 검사 시절 서울지검 강력부장과 대검 중수부장 등 강력수사와 특별수사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지검 2차장검사 시절에는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을, 대검 중수부장 때는 대우그룹 분식회계, 론스타 주가조작,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지휘하면서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렸다.

2009년 검찰을 떠난 그는 2016년 11월 30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들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줄줄이 구속하면서 '국민특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 전 특검이 잘나갈 때 윤 대통령은 주요 사건들을 함께 수사하며 동고동락했다. 박 전 특검이 대우그룹 분식회계, 론스타 주가조작,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지휘하던 2006년에 윤 대통령 역시 중수부 소속 검사로 박 전 특검을 보좌했다. 국정농단 특검팀 핵심 보직인 수사팀장 자리에 윤 대통령을 영입할 정도로 대통령에 대한 박 전 특검의 믿음은 매우 컸다.

두 사람의 길은 2021년부터 엇갈렸다.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그해 7월 7일, 박 전 특검은 사표를 냈다. 그가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2020년 포르쉐 차량 렌트비와 수산물을 무상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듬해 박 전 특검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박 전 특검은 지난해 7월 26일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021년 10월, 국회에서 박 전 특검이 포함된 '대장동 50억 클럽' 명단이 공개됐다. 2015~2016년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을 지낸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사업을 돕는 대가로 김만배씨로부터 거액을 약속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 결과 그가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던 2014~2015년 대장동 컨소시엄 참여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청탁을 받고 거액을 약속받거나, 일부 수수한 혐의가 포착됐다. 국정농단 사건 특검을 맡아 약속된 돈을 받기 어려워지자 화천대유자산관리에 근무하던 딸을 통해 1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2023년 8월 박 전 특검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박 전 특검은 지난해 1심 재판 과정에서 보석 석방됐지만, 이날 징역 7년을 선고받으면서 법정구속됐다. 윤 대통령 역시 지난달 26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두 사람은 나란히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박 전 특검과 윤 대통령을 잘 안다는 한 법조인은 "두 사람 모두 사람 좋아하고 술자리를 좋아하는 등 성격이 맞아서 가까웠다"면서 "후배 챙기기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있었는데, 인생 후반부에 큰 악재가 생긴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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