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 109.519… 1.25% 올라
위안·페소·유로화까지 줄줄이 약세
COMEX 금 선물 사상 최고치 경신
위안·페소·유로화까지 줄줄이 약세
COMEX 금 선물 사상 최고치 경신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 등 주요 경제지표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트럼프 2기’ 관세전쟁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2.52% 내린 2453.95에, 코스닥은 3.36% 내린 7083.80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기준 전 거래일보다 14.5원 오른 1467.2원을 기록했다. 최현규 기자
‘트럼프발 관세전쟁’ 본격화에 3일 금융시장이 종일 요동쳤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짙어지면서 달러와 국제 금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간 반면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가상자산은 급락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유로·영국·캐나다·일본·스웨덴·스위스)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1.25% 오른 109.519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강행에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에 나서는 등 달러 강세 현상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앞서 미 행정부는 4일(현지시간)부터 멕시코·캐나다산 제품에 25%, 중국산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달러 강세 이면엔 관세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서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며 “미국보다 외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주면서 미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기대도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관세 부과 여파에 달러를 제외한 각국 통화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위안화는 역외 거래에서 달러 대비 가치가 사상 최저로 내려왔고, 멕시코 페소는 2022년 이후, 캐나다 달러는 2003년 이후 최약세를 나타냈다.
유럽연합(EU)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트럼프의 추가 발언에 유로도 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설 연휴 직전까지 4거래일 연속 1430원대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 역시 이날 급등했다. 연휴 동안 발생했던 대외 이벤트가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순식간에 1460원대로 치솟았다.
투자자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금선물 가격은 지난달 31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온스당 2835.00달러까지 치솟았다. 전고점인 지난해 10월 30일의 2800.80달러를 3달 만에 갈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현물 가격도 연일 상승세다.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현물은 역대 가장 비싼 g당 13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3.6% 오른 수치다. 이날 금현물에 몰린 거래대금만 약 557억원이다. 지난달 일평균과 비교하면 2.2배 많은 수치로 시장 개설(2014년 3월) 이래 최대 규모다.
반면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6.29% 하락한 9만3924.88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9만3000달러 선까지 후퇴한 건 지난달 13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20% 넘게 급락했다. 리플(-22.05%) 솔라나(-8.58%) 등 다른 암호화폐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변동성은 클 것”이라며 “1분기까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