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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관료사회]
“권한 없고 책임만”···박봉에 승진 적체 영향
공직에 대한 명예도 옛말
국회 불려가고 야근 반복에 ‘MZ 직원’ 사기 떨어져
기획재정부 외경. 사진 제공=기재부

[서울경제]

정부 부처의 꽃이라 불리는 기획재정부에서 10년차 이하의 젊은 행정 사무관들이 지난해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8명이나 퇴사해 관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10년차 이하 기준으로 행정주사와 주사보 등 다른 하급직의 공무원까지 더하면 기재부에서만 16명이나 떠나 ‘MZ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0~2024년(5년치) 기재부 퇴사자 현황’을 전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재부에서만 10년차 이하 행정 사무관(5급) 8명이 지난해 관직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1명, 2021년 3명, 2022년 2명, 2023년 3명에 불과했지만 2년 전(2022년)보다 4배나 껑충 뛰며 역대 최대 규모의 퇴사자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행정고시에 붙은 5년차 이하 초임 사무관들도 작년에 5명이나 사표를 던졌다. 퇴사자 연차만 보면 1년차 1명, 2년차 2명, 3년차 1명, 5년차 1명으로 대부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으로 알려졌다. 최근 5년차 이하 사무관 퇴사 추이를 보면 2020년 0명, 2021년 2명, 2022년 0명, 2023년 1명으로 해마다 1~2명에 그쳤는데 작년에 5명으로 급증한 것이다. 통상 대학 시절 3년 넘게 어렵게 준비하며 붙은 ‘재정직 행정고시’ 합격증 잉크장이 마르기도 전에 관직을 떠나는 것으로 저연차 MZ 사무관들의 줄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 기재부에 배치된 수습사무관 24명 중 5명은 기재부를 희망 부서로 선택도 하지 않아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공직 엘리트 코스로 주목받았던 기재부가 최근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거기에다 기재부에 5급 행정 사무관뿐만 아니라 6급 행정주사, 7급 행정주사보의 퇴사도 빠른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별정직 공무원과 고위직 공무원을 제외한 10년차 이하 기재부 퇴사자 공무원 현황을 분석하면 2020년 8명, 2021년 10명, 2022년 11명, 2023년 6명, 2024년 16명으로 4년 전 대비 퇴사자 규모가 2배나 늘어났다.

이같은 저연차 줄이탈 현실화에 대한 이유로는 높은 업무 강도에 비해 낮은 임금과 관직에 대한 인기·존중 하락, 승진 적체, 입법부의 독주 등이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재부의 한 사무관은 “야근 수당 등을 합치면 세후 400넘게 받지만 변호사가 되거나 대기업으로 간 대학 동기들은 2배 이상 받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낀다”면서 “국감을 준비할 때면 밤을 새는 경우도 많고, 매번 국회로 불려나가고 자료를 준비해야 해서 현타(현실 자각 타임)를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무관도 “주변 동기들이나 선배들이 퇴사를 너무 많이 해서 ‘나도 나가야 하냐’는 동요가 심한 편”이라고 귀뜸했다.

이같은 줄이탈 가속화에 과징급 이상 공무원들도 심각성을 느끼는 분위기다. 한 기재부 간부는 “작년에 조직 전체로 충격적이었던 것은 입사한지 1,2년밖에 안 된 사무관들이 경력 프리미엄 없이 나간 점이었다”면서 “(저연차에)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우리들의 잘못”이라고 자성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사무관들의 주요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작년에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최대 규모의 승진을 시켜줬다”면서 “앞으로도 일과 삶의 균형을 꾸준히 추진해나가면서 (조직) 문화를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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