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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녹으며 '북극항로' 시대 도래
그린란드 희토류로 자원 확보 가능
러시아·중국 견제할 요충지
그린란드 북서부에 위치한 미군의 피투픽 우주기지./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신(新)제국주의’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통상정책과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한 미국 우선주의가 이제 영토 확장을 포함한 팽창주의로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 이웃 캐나다까지 미국에 합병하겠다고 주장했다. 자칫 주권침해로 보일 수 있는 발언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거침없이 쏟아냈다.

북극 패권의 요충지로 꼽히는 그린란드는 병합을 위해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국 주요 언론은 “이 같은 ‘트럼프 독트린(정치원칙)’이 팽창주의가 절정에 달했던 1890년대의 미국을 연상케 한다”고 진단했다.
북극 맹주’ 된 러시아 견제
트럼프가 처음으로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언급한 것은 2019년이었다. 덴마크 정부는 이를 황당한 주장으로 일축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당시 이를 “멍청한 소리”라고 했다. 정치인들은 “만우절 농담이냐”고 비아냥거렸고 “덴마크가 자국민 5만 명을 미국에 팔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정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이에 대응해 덴마크 국빈 방문 일정을 취소해 버렸다. 당시 트럼프는 “그린란드 매입은 본질적으로 대규모 부동산 거래”라며 금전적 이익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번엔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할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욕’의 이면에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자원과 함께 얼음이 녹으며 확보될 북극항로 등 경제적 이권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북극 얼음이 빠르게 녹으면서 얼음으로 뒤덮였던 북극권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러시아, 유럽, 아시아까지 이어지는 북극 항로 시대도 막이 올랐다. 북극해의 얼음 면적은 기후변화와 온난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북극항로, 새로운 실크로드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북극 빙하 면적은 2000년 이전에는 630만~800만㎢를 차지했지만 2012년에는 340만㎢로 급감했다. 이 연구소는 2030년쯤에는 북극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해빙이 예측돼 새로운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극항로는 기존 해상 경로와 비교해 유럽과 북미,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새로운 뱃길을 제공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거리는 최대 4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간, 경비 역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중국은 북극항로를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3개 항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북극 영유권은 인접한 미국(알래스카)과 러시아,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캐나다 등 8개국이 갖고 있다. 이들의 패권 전쟁도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권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북극권의 러시아 영토 경계선이 전체 북극해 해안선의 53%인 3만7653km에 이른다.

러시아는 30년 전부터 북극 자원 개발에도 착수했다. 러시아는 최근 30년간 슈토크마놉스코, 루사놉스코, 레닌그라드스코 등 23개 유전을 발굴했다. 이는 북극 유전의 46%에 달한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로사톰은 2030년까지 북극 항로 일대에 해상 부유형 원전 4기 건설을 계획 중이다.

미국은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선점해 러시아가 북극 패권을 장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상원의원은 지난 1월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북극에서 왕이 되려고 한다”며 “이건 그린란드뿐만 아니라 북극에 관한 문제다. 석유와 천연가스, 광물이 풍부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직접 그린란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중국도 북극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은 2018년 북극 군기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조만간 북극 해저에 유인 탐사 잠수정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해리 트루먼 정부가 덴마크에 그린란드 인수로 1억 달러를 제시하며 북극 패권을 호시탐탐 노렸다. 제안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1951년 방위 조약에 따라 미국은 그린란드 북서부에 현재 피투픽 우주기지라는 공군 기지를 확보했다. 모스크바와 뉴욕의 중간에 위치한 이 기지는 미군의 최북단 전초 기지로 미사일 경보 시스템과 우주 감시 및 위성 지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2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란드의 풍부한 천연자원도 트럼프의 관심사다. 그린란드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외에 전기차는 물론 군사장비 제조에 필요한 희토류가 상당량 매장돼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추산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희토류 매장량은 150만 톤으로 미국 매장량(180만 톤)보다 약간 적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4400만 톤으로 전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2023년 그린란드에 풍부한 광물이 매장돼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덴마크 정부는 보고서에서 “그린란드는 원광석을 포함한 광석 퇴적 형성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그린란드 “미국과 비즈니스 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1월 7일그린란드 수도 누크에 방문했다./연합뉴스

그린란드는 면적이 217만㎢인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한반도의 10배에 가까운 크기다. 섬의 약 80%가 눈과 얼음에 덮여 있고 나머지 지역에 주민 5만6000여 명이 거주한다.

덴마크의 자치령이지만 그린란드 수도는 코펜하겐보다 워싱턴DC에 더 가깝다. 덴마크가 18세기 초부터 지배했으나 2009년 그린란드 자치정부가 출범하면서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하지만 덴마크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실제 독립을 추구한 적은 없다. 현재 덴마크는 그린란드의 국방 및 외교·안보를 담당하고 자치정부 재정의 절반을 지원한다.

트럼프는 켄 하워리 페이팔 공동창업자를 주덴마크 미국대사로 지명하며 “국가안보와 세계 자유를 위해 미국의 그린란드 소유 및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미국 합병이 아닌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최근 “미국과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며 “우리는 대화를 시작했고 트럼프와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란드가 “광업 측면에서 문이 열려 있다”며 “우리는 미국과 교역해야 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총리 역시 트럼프에게 북극 지역 안보 강화를 위해 덴마크가 더 많은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지난 1월 15일 트럼프와 45분가량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히며 “덴마크 기업이 미국의 경제성장과 일자리에 기여하고 있다. 양측 간 통상 확대에 공통의 이익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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