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가운데 그가 머물게 된 서울구치소에 함께 수용 중인 인사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구치소는 통상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 관할 사건의 피의자들을 수용한다. 이에 따라 과거부터 대형 비리 수사의 본산으로 꼽힌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부(옛 특별수사부)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현재는 폐지됨) 등의 수사로 쇠고랑을 차게 된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 기업인 등 거물급 인사들이 거쳐 가는 곳이다. 범털(돈이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수용자를 교도소 내에서 가리키는 은어) 집합소로 불리기도 한다.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있는 대표적 인사로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있다. 그는 자녀 입시 비리와 관련된 위조 공문서 행사와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돼 지난달 16일부터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오랜 악연이다. 윤 대통령이 2019년 7월 문재인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당시 조 전 대표는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이었다. 다음 달 조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되자 검찰은 그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으로서 조 전 대표와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사모 펀드 불법 투자 의혹 등에 대해 전방위적 수사를 이끌었다. 결국 조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35일 만에 물러났다. 이후 정 전 교수는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조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을 창당, 비례 대표 의원이 된 뒤 지난달 12일 의원직 상실 전까지 원내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강하게 주장했다.
결국 윤 대통령과 조 전 대표는 서로가 서울 구치소에 수용, 수형되는 데 적지 않은 힘을 보탠 셈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울구치소 안에서 만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구속 피의자인 윤 대통령과 이미 형이 확정돼 기결수가 된 조 전 대표는 서울구치소 안에서 머무르는 공간이 다른 데다 윤 대통령은 경호 등을 이유로 다른 수용자들과 분리된다. 조 전 대표는 옥중 편지로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 기대했는데 무산됐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구치소에는 더불어민주당 전당 대회 중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이 확정된 윤관석 전 의원도 복역 중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1995년 기업인 30명으로부터 2400억원에 이르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이곳에서 수형 생활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또한 2017년 국정 농단 사태로 복역했다. 연예인 중에서는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배우 유아인,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로 2년 6개월을 받은 가수 김호중이 수용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