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선 ‘K’가, 한국선 ‘J’가 뜬다
日 편집숍 빔스, 팝업스토어 첫날 ‘오픈런’ 진풍경
골드윈·앤드원더 등 아웃도어 브랜드 직진출
국가 간 경계 허물어진 ‘보더리스’ 소비 본격화
일본 패션 브랜드의 한국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노 재팬(일본산 거부)’ 운동과 코로나19와 여파로 주춤했던 일본 문화와 패션에 대한 관심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되살아나면서다.
최근 ‘오픈런’ 사태를 초래한 일본 편집숍 빔스(BEAMS)가 대표적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P컴퍼니, 스톤아일랜드 등을 전개하는 패션 전문 기업 에프지에프가 국내에 들여온 빔스는 1976년 도쿄 하라주쿠 매장에서 시작해 현재 전 세계 17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본에선 아메카지(아메리칸 캐주얼)과 프레피 룩(미국 동부 명문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의 패션 스타일) 등을 전파한 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빔스는 지난 4일 롯데 에비뉴엘 잠실점 지하 1층에서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며 국내 진출의 시작을 알렸다. 개점 첫날 오전 7시부터 300여 명의 고객이 몰려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엔도 케이시 빔스 부사장은 “이번 팝업스토어의 반응을 보고 한국 파트너와 함께 계속해서 매장을 운영할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아웃도어 브랜드 골드윈(Goldwin)도 올해 국내에 직 진출했다. 골드윈은 1950년 설립된 일본 기업으로, 스키를 기반으로 한 아웃도어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아시아 지역 상표권을 가지기도 한 이 회사는 1992년 국내에 영원무역홀딩스와 손잡고 골드윈코리아(현 영원아웃도어)를 설립해 라이선스 형식으로 골드윈과 노스페이스 사업 등을 전개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골드윈은 지난해 영원무역홀딩스와 노스페이스 상표권의 라이선스 기간을 2032년까지 연장하면서, 골드윈 라이선스 계약을 올해 1월 1일부로 해지했다. 이어 골드윈코리아를 설립해 직진출로 전환했다. 골드윈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국내 고객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크리스애프엔씨는 지난해 하반기 일본 아웃도어 브랜드 앤드원더(AND WANDER) 운영사인 TSI홀딩스로부터 국내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그간 골프를 전문으로 했던 이 회사는 아웃도어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히기 위해 해당 브랜드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일본 도쿄의 시계 브랜드 쿠오교토(KOUE KYOTO)를 들여왔다. 지난 2월 성수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데 이어, 최근에는 5성급 호텔에서 프라이빗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일본 패션 브랜드를 모아 선보이는 도쿄 편집숍 스튜디오스(Studious)도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산공원 인근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다음 달엔 일본 편집숍 비숍(Bshop)가 서울에 직영 플래그십스토어(대표 매장)을 낼 예정이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일본 의류 수입액은 1억1433만달러(1627억7162만원)로 2020년보다 69% 급증했다.
업계에선 최근 몇 년간 엔저 영향으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의 일본 여행이 증가하면서 현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걸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꼼데가르송, 이세이미야케(플리즈플리즈, 바오바오)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해 유니클로, 무인양품, 아식스, 오니츠카타이거 등 대중적인 일본 브랜드를 다양하게 접하면서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졌다는 것이다.
디지털 소통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국가 간 경계를 허문 보더리스(Borderless) 소비가 본격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최근 유통 시장선 K팝을 비롯해 한국 뷰티·패션 브랜드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거나, 반대로 한국에서 일본의 음악과 패션이 인기를 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에 패션 기업들은 일본 브랜드를 다양하게 유치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분이 운영하는 편집숍 비이커는 캡틴선샤인, 오라리, 코모리 등 일본의 인디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남성복 브랜드 캡틴선샤인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남성복 브랜드 시프트지가 판매하는 일본 브랜드 오어슬로우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늘었다.
한섬이 운영하는 편집숍 EQL은 영거송, 닉기어 등 일본 패션·잡화 브랜드 50여 개를 취급한다. 올해 1~2월 EQL 내 일본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한섬 관계자는 “국내 고객들에게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일본 패션 브랜드를 지속 발굴해 선보이고 있다”라고 했다.
日 편집숍 빔스, 팝업스토어 첫날 ‘오픈런’ 진풍경
골드윈·앤드원더 등 아웃도어 브랜드 직진출
국가 간 경계 허물어진 ‘보더리스’ 소비 본격화
지난 6일 일본 패션 편집숍 빔스의 롯데 에비뉴엘 잠실점 팝업스토어. /김은영 기자
일본 패션 브랜드의 한국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노 재팬(일본산 거부)’ 운동과 코로나19와 여파로 주춤했던 일본 문화와 패션에 대한 관심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되살아나면서다.
최근 ‘오픈런’ 사태를 초래한 일본 편집숍 빔스(BEAMS)가 대표적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P컴퍼니, 스톤아일랜드 등을 전개하는 패션 전문 기업 에프지에프가 국내에 들여온 빔스는 1976년 도쿄 하라주쿠 매장에서 시작해 현재 전 세계 17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본에선 아메카지(아메리칸 캐주얼)과 프레피 룩(미국 동부 명문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의 패션 스타일) 등을 전파한 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빔스는 지난 4일 롯데 에비뉴엘 잠실점 지하 1층에서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며 국내 진출의 시작을 알렸다. 개점 첫날 오전 7시부터 300여 명의 고객이 몰려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엔도 케이시 빔스 부사장은 “이번 팝업스토어의 반응을 보고 한국 파트너와 함께 계속해서 매장을 운영할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6일 일본 패션 편집숍 빔스의 롯데 에비뉴엘 잠실점 팝업스토어 전경. /김은영 기자
일본 아웃도어 브랜드 골드윈(Goldwin)도 올해 국내에 직 진출했다. 골드윈은 1950년 설립된 일본 기업으로, 스키를 기반으로 한 아웃도어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아시아 지역 상표권을 가지기도 한 이 회사는 1992년 국내에 영원무역홀딩스와 손잡고 골드윈코리아(현 영원아웃도어)를 설립해 라이선스 형식으로 골드윈과 노스페이스 사업 등을 전개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골드윈은 지난해 영원무역홀딩스와 노스페이스 상표권의 라이선스 기간을 2032년까지 연장하면서, 골드윈 라이선스 계약을 올해 1월 1일부로 해지했다. 이어 골드윈코리아를 설립해 직진출로 전환했다. 골드윈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국내 고객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크리스애프엔씨는 지난해 하반기 일본 아웃도어 브랜드 앤드원더(AND WANDER) 운영사인 TSI홀딩스로부터 국내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그간 골프를 전문으로 했던 이 회사는 아웃도어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히기 위해 해당 브랜드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일본 도쿄의 시계 브랜드 쿠오교토(KOUE KYOTO)를 들여왔다. 지난 2월 성수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데 이어, 최근에는 5성급 호텔에서 프라이빗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2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골드윈 팝업스토어 전경. /골드윈 서울 인스타그램
일본 패션 브랜드를 모아 선보이는 도쿄 편집숍 스튜디오스(Studious)도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산공원 인근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다음 달엔 일본 편집숍 비숍(Bshop)가 서울에 직영 플래그십스토어(대표 매장)을 낼 예정이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일본 의류 수입액은 1억1433만달러(1627억7162만원)로 2020년보다 69% 급증했다.
업계에선 최근 몇 년간 엔저 영향으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의 일본 여행이 증가하면서 현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걸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꼼데가르송, 이세이미야케(플리즈플리즈, 바오바오)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해 유니클로, 무인양품, 아식스, 오니츠카타이거 등 대중적인 일본 브랜드를 다양하게 접하면서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졌다는 것이다.
디지털 소통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국가 간 경계를 허문 보더리스(Borderless) 소비가 본격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최근 유통 시장선 K팝을 비롯해 한국 뷰티·패션 브랜드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거나, 반대로 한국에서 일본의 음악과 패션이 인기를 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에 패션 기업들은 일본 브랜드를 다양하게 유치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분이 운영하는 편집숍 비이커는 캡틴선샤인, 오라리, 코모리 등 일본의 인디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남성복 브랜드 캡틴선샤인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남성복 브랜드 시프트지가 판매하는 일본 브랜드 오어슬로우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늘었다.
한섬이 운영하는 편집숍 EQL은 영거송, 닉기어 등 일본 패션·잡화 브랜드 50여 개를 취급한다. 올해 1~2월 EQL 내 일본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한섬 관계자는 “국내 고객들에게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일본 패션 브랜드를 지속 발굴해 선보이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