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21대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탄핵이 선고되고 조기 대선이 현실화한 무렵부터 저는 무거운 돌덩이를 가슴에 얹은 마음으로 몇 날 며칠간 밤잠을 이루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했다"면서 "지금이 시장직을 중도에 내려놓을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로 나서야 할 때인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을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 책임 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며 탄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에게 추진력은 물론 중요한 덕목이지만 멈춰야 할 때는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며 불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누구도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국정 중단 사태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당사 인근에 캠프 사무실을 개설했으며 13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지한 뒤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원해 정권 재창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당과 후보들에게는 딱 한 가지만 요청드린다"며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당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추대론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나라의 미래를 이런 방향으로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스스로 밝히고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는 그런 마음가짐이 가장 필수적"이라면서 "총리께서 스스로 결단의 의지로 임해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한 대행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국일보

구현모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