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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포트폴리오 재정비
대대적인 리브랜딩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
선택적 투자 강화로 재도약 노린다
[비즈니스 포커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퀸즈는 가성비 뷔페로 주목 받으며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398.6%.
2013년 이랜드그룹이 기록한 부채비율이다. 당시 이랜드는 큰 위기를 맞았다. 부채비율이 계속 높아지자 자본시장에서는 위기설이 돌았다.

이랜드는 자기자본의 4배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고 있었다. 이 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2015년 말에는 신용평가사들이 이랜드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채권자들이 채무 상환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랜드그룹의 침몰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이랜드는 위기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스스로 만들어 키운 브랜드, 주요 요지의 자산 등을 팔아치우며 위기를 겨우 넘겼다.

10년이 지난 현재 이랜드는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리브랜딩을 통해 실적까지 끌어올리며 유통 명가 이랜드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독이 됐던 무리한 M&A

과거 이랜드의 위기는 무리한 사업 확장에서 비롯됐다. 회사를 ‘종합 유통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박성수 회장 주도로 이랜드는 2010년대 들어 활발한 인수합병(M&A)에 나섰다. 대구 동아백화점(인수가 2680억원), 서울 그랜드백화점 강서점(950억원)을 인수했다.

2011년에는 이탈리아 패션잡화 브랜드 만다리나덕(700억원)과 제화업체 엘칸토(200억원) 등을, 2012년에는 이탈리아 패션잡화 브랜드 코치넬리(500억원)까지 손에 쥐었다.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2013년 미국 패션브랜드 케이스위스(2000억원), 2014년 제주·청평 풍림리조트(300억원)까지 거느리게 됐다.
조 단위의 돈을 투입한 M&A로 이랜드는 패션을 넘어 백화점·아울렛·외식에서 나아가 호텔·문화·레저·스포츠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덩치를 키웠다. 패션 중심에서 벗어나 ‘의·식·주·휴·미·락’ 등을 6대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박 회장의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이내 문제가 불거졌다. 야심 차게 인수한 기업들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냈다. 여기에 캐시카우(현금창출원) 노릇을 해오던 중국 현지법인의 실적 둔화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빚을 내 사업을 확장하다 보니 차입금 규모가 늘어나고 부채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수익성마저 악화하는 이중고를 겪으며 신용평가사들은 이랜드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으며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M&A는 실패했고 이랜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2016년 중국 패션 자회사 티니위니를 중국 브이그라스에 약 875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중국 전역 1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수익성 자산을 정리하는 과감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에는 홈퍼니싱 브랜드 모던하우스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713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백화점 점포 5곳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핵심 사업의 매각으로 이랜드는 그룹의 재무 건전성은 어느 정도 개선하게 됐다. 2017년 말 부채비율을 198%로 낮추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었다. 숙제는 또 있었다. 핵심 사업들을 연이어 매각한 상황에서 어떻게 돈을 벌어 수익성을 개선하느냐는 것이 이랜드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고심 끝에 이랜드가 꺼낸 카드는 대대적인 ‘리브랜딩’이다.
제2의 전성기 맞은 외식사업
이랜드는 주력인 패션 사업의 경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전개했다. SPA 브랜드 스파오와 뉴발란스를 ‘투톱’으로 앞세워 재도약을 준비했다.

우선 스파오는 SPA 브랜드 특성에 맞게 가격과 디자인 개선에 집중했다. 베이직 아이템 기반의 상품 기획과 대량 소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키덜트 및 캐릭터 IP 협업으로 콘텐츠 전략을 강화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스파오는 2024년 매출 6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뉴발란스는 소비자직접거래(D2C) 중심의 직영 운영, 소비자 데이터 기반 상품 기획, 감도 높은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했다. 리브랜딩 결과 작년 국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나이키·아디다스에 이어 국내 3대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했다. 글로벌 본사도 한국 전략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이랜드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외식사업에서도 반전이 일어났다. 이랜드는 계열사인 이랜드이츠를 통해 애슐리퀸즈, 자연별곡 등 가성비 뷔페를 위주로 외식사업을 전개해왔다. 2020년 터진 코로나19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며 수많은 점포가 문을 닫으며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고물가와 경기불황으로 가성비 뷔페가 다시 주목받으며 이랜드의 외식사업도 날개를 달았다. 수치로도 나타난다. 이랜드이츠는 작년 연매출 4705억원, 영업이익 29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실적을 견인한 핵심 브랜드는 애슐리퀸즈다. 애슐리W, 애슐리클래식 등 세분화했던 브랜드를 ‘애슐리퀸즈’로 단일화하고 매장 수를 효율적으로 조정한 뒤 공격적인 재확장에 나서며 전국 점포 수는 2년 만에 59개에서 110개로 늘었다. 이랜드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성비 뷔페 포지셔닝과 200여 가지 메뉴 구성, 합리적 가격 전략은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델리 바이 애슐리’라는 이름으로 애슐리퀸즈의 메뉴를 가정간편식(HMR)으로 만든 델리 신사업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순항 중이다.

‘델리 바이 애슐리’는 가성비를 앞세워 킴스클럽 등 유통 채널에 입점, 1년 만에 누적 500만 개 판매를 달성했다. 델리 바이 애슐리의 인기는 킴스클럽 흑자전환(100억원대 영업이익)에도 기여하며 그룹 내 시너지의 모범사례로 떠올랐다.

전망도 밝다. 그룹 차원의 대형 투자 프로젝트들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며 고정 지출 부담이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기능과 본사 조직의 통합 기능을 함께 수행할 전략적 거점 ‘마곡 R&D센터’는 2021년 착공에 들어가 작년 완공했다.




또한 중국 상하이에선 E-이노베이션 밸리(EIV) 프로젝트도 주요 시설 개관을 마무리하며 투자 사이클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향후 현금흐름 개선과 선택적 투자 중심의 재무 전략 전환이 가능해졌으며 자금 효율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게 이랜드의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패션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과 대규모 투자 마무리를 바탕으로 현금흐름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며 “이러한 기반은 글로벌 확장 및 신규 사업에도 긍정적인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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