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소 공장들, 美 관세에 주문량 급감
“관세 100%만 물어도 미국 수출 전멸”
첫 번째 무역전쟁 피난처, 베트남도 비슷
전망은 “곧 공장 폐쇄” vs “내수·해외 공략”
중국 동부 저장성의 한 의류 제조업체는 최근 미국 바이어로부터 이달 예정된 선적을 일시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미국과 중국이 비이성적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당장 최종 가격을 정확히 산출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앞으로 현실화할 주문 급감에 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미국과 중국 양국의 공방이 멈춘다 해도 이전보다 관세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상쇄할 만큼의 할인을 제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수출을 떠받쳐온 중소 제조업 공장들이 하나둘씩 멈춰 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만 총 145%의 관세를 물리면서, 미국 고객들의 발주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2018년 첫 번째 미중 무역전쟁을 피해 베트남으로 이주한 중국 공장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중국 공장들이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들지, 내수 공략과 해외 시장 판로 개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중소 공장 중 일부는 이미 일시 가동 중단에 돌입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공방이 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현재까지 총 145%의 관세를 추가 부과한 상태다.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반발해 같은 수준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는 등 서로 맞대응에 나선 결과다. 여기에 트럼프는 중국·홍콩에서 들어오는 800달러(약 120만원) 이하 상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주던 ‘소액 면세 제도’도 폐지했다.
NYT는 저가 상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해 중국 수출 전선을 떠받쳐온 남부 광저우 소규모 공장 일대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미국 아마존에 주로 납품해 온 의류 공장 사례를 전했는데, 이곳은 이미 주문량 감소를 겪고 있다. 공장 관리자는 “미국 관세가 너무 높으면 우리는 (공급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NYT는 “최근 의류 주문 취소는 광저우의 소규모 공장에 특히 큰 타격을 줬다”며 “미국 수입 업체들은 의류 가격의 절반만 선불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지불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입 업체들이 막판에 계약을 취소하면서 일부 공장들은 상당한 재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산 수입품 관세가 장기화할 경우, 이들 공장은 멈춰 설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100%만 부과해도 중기적으로 미국 내 중국산 수입품이 전멸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수입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의 70% 이상을 생산한다. 게임 콘솔 역시 90%가 중국산이다. 전기 토스터와 온열 담요, 칼슘, 알람시계 등 품목은 중국산 의존도가 99% 이상이다. 이들 제품 대부분이 미국에서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베트남으로 이주한 중국 공장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자와 가구, 섬유 부문을 비롯한 중국 제조업체들은 2018년 첫 번째 미중 무역전쟁 때 베트남으로 대거 이주했다. 미국 관세를 피할 수 있는 데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덕에 중국과 안정적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와 전자제품 기업 TCL 등이 베트남에 공장을 지으면서 중국의 대(對)베트남 투자는 2023년 전년 대비 77.6% 급증한 44억7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SCMP는 “중국 투자 유입으로 지난해 베트남 수출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4055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3분의1가량이 미국 시장으로 향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이 베트남에도 4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베트남은 더 이상 중국 공장들의 피난처 역할을 못 하게 됐다.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대해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겠다고 했지만, 유예 하노이에서 가구 공장을 운영 중인 중국인 제이슨 우씨는 “미국 고객들이 주문을 모두 취소해 공장이 멈췄다”고 SCMP에 말했다. 중국 제조업체들의 베트남 사업을 컨설팅하는 류지에씨는 “많은 중국 기업가들이 해외에 새로운 산업 기반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본토와 베트남 등에 있는 공장들은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하고 해외 시장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대해서는 전망이 갈린다. 먼저 중국 내수 시장이 녹록지 않아 결국 구조조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전자제품 온라인 판매상이자 전자상거래 산업 미디어 플랫폼인 와이마오자의 설립자 앤디 궈는 “소액 면세 제도가 없다면 심각한 배송 지연과 함께 3개월 이내 공장 폐쇄의 물결이 나타날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관세 정책이 불확실성투성이라 해외 시장 개척도 녹록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 반면 중국 당국이 내수와 수출 기업 지원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데다, 미국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국의 공급망에 힘입어 상황은 안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 100%만 물어도 미국 수출 전멸”
첫 번째 무역전쟁 피난처, 베트남도 비슷
전망은 “곧 공장 폐쇄” vs “내수·해외 공략”
중국 동부 저장성의 한 의류 제조업체는 최근 미국 바이어로부터 이달 예정된 선적을 일시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미국과 중국이 비이성적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당장 최종 가격을 정확히 산출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앞으로 현실화할 주문 급감에 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미국과 중국 양국의 공방이 멈춘다 해도 이전보다 관세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상쇄할 만큼의 할인을 제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수출을 떠받쳐온 중소 제조업 공장들이 하나둘씩 멈춰 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만 총 145%의 관세를 물리면서, 미국 고객들의 발주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2018년 첫 번째 미중 무역전쟁을 피해 베트남으로 이주한 중국 공장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중국 공장들이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들지, 내수 공략과 해외 시장 판로 개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장쑤성의 한 모자 공장./AFP 연합뉴스
12일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중소 공장 중 일부는 이미 일시 가동 중단에 돌입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공방이 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현재까지 총 145%의 관세를 추가 부과한 상태다.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반발해 같은 수준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는 등 서로 맞대응에 나선 결과다. 여기에 트럼프는 중국·홍콩에서 들어오는 800달러(약 120만원) 이하 상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주던 ‘소액 면세 제도’도 폐지했다.
NYT는 저가 상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해 중국 수출 전선을 떠받쳐온 남부 광저우 소규모 공장 일대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미국 아마존에 주로 납품해 온 의류 공장 사례를 전했는데, 이곳은 이미 주문량 감소를 겪고 있다. 공장 관리자는 “미국 관세가 너무 높으면 우리는 (공급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NYT는 “최근 의류 주문 취소는 광저우의 소규모 공장에 특히 큰 타격을 줬다”며 “미국 수입 업체들은 의류 가격의 절반만 선불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지불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입 업체들이 막판에 계약을 취소하면서 일부 공장들은 상당한 재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산 수입품 관세가 장기화할 경우, 이들 공장은 멈춰 설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100%만 부과해도 중기적으로 미국 내 중국산 수입품이 전멸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수입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의 70% 이상을 생산한다. 게임 콘솔 역시 90%가 중국산이다. 전기 토스터와 온열 담요, 칼슘, 알람시계 등 품목은 중국산 의존도가 99% 이상이다. 이들 제품 대부분이 미국에서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베트남으로 이주한 중국 공장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자와 가구, 섬유 부문을 비롯한 중국 제조업체들은 2018년 첫 번째 미중 무역전쟁 때 베트남으로 대거 이주했다. 미국 관세를 피할 수 있는 데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덕에 중국과 안정적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와 전자제품 기업 TCL 등이 베트남에 공장을 지으면서 중국의 대(對)베트남 투자는 2023년 전년 대비 77.6% 급증한 44억7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SCMP는 “중국 투자 유입으로 지난해 베트남 수출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4055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3분의1가량이 미국 시장으로 향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이 베트남에도 4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베트남은 더 이상 중국 공장들의 피난처 역할을 못 하게 됐다.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대해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겠다고 했지만, 유예 하노이에서 가구 공장을 운영 중인 중국인 제이슨 우씨는 “미국 고객들이 주문을 모두 취소해 공장이 멈췄다”고 SCMP에 말했다. 중국 제조업체들의 베트남 사업을 컨설팅하는 류지에씨는 “많은 중국 기업가들이 해외에 새로운 산업 기반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본토와 베트남 등에 있는 공장들은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하고 해외 시장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대해서는 전망이 갈린다. 먼저 중국 내수 시장이 녹록지 않아 결국 구조조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전자제품 온라인 판매상이자 전자상거래 산업 미디어 플랫폼인 와이마오자의 설립자 앤디 궈는 “소액 면세 제도가 없다면 심각한 배송 지연과 함께 3개월 이내 공장 폐쇄의 물결이 나타날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관세 정책이 불확실성투성이라 해외 시장 개척도 녹록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 반면 중국 당국이 내수와 수출 기업 지원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데다, 미국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국의 공급망에 힘입어 상황은 안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