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일 만의 공개행보로 제2연평해전 연극 관람 선택
두 달여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극장에서 제2연평해전을 다룬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사퇴 76일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첫 일정으로 제2연평해전 관련 연극 관람을 택했다. 첫 메시지는 “보훈과 안보를 목숨처럼 여기는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한 전 대표는 연극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프레임’ 공세를 받고 있는 한 전 대표가 전통적 보수 어젠다를 부각해 보수 민심 달래기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는 2일 서울 종로구 나온씨어터에서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했다. 지난해 12월 16일 국민의힘 당대표 사퇴 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한 전 대표는 “너무 보고 싶었던 연극”이라며 “이 작은 소극장에 모인 마음이 대한민국을 더 안전하고 강하게 만들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고동진 박정훈 배현진 우재준 정성국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이 함께 참석했다. 이번 관람은 제2연평해전 영웅 고(故) 한상국 상사의 부인 김한나씨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는 연극 관람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당대표를 하는 동안 군인 등 순직 공무원들이 사후 진급 추서(追敍)된 계급에 맞게 예우해드리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가 오랫동안 원하셨던 군 사망 유가족의 위자료 청구권을 별도로 인정하는 국가배상청구권을 이뤄냈다”며 “여러 일을 했지만, 그 두 가지 일을 한 것이 대단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연극을 보며 연신 눈물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 전 대표는 간첩법 개정을 주장하는 등 보수의 가치를 중요시해왔다”고 전했다.
한 전 대표가 첫 행보 주제로 ‘안보와 보훈’을 택한 건 본인을 향한 보수 지지층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감안한 것으로 읽힌다. 한국갤럽의 2월 4주차 여론조사에서 한 전 대표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1%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전 대표는 이날 “계엄 선포가 대단히 잘못됐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대통령을 배출한 한 정당의 전 대표로서 대단히 괴롭고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다른 친한계 인사는 “한 대표가 중도 확장성이 있지만, (조기 대선 현실화시) 우선 당내 경쟁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며 “TK 민심을 많이 듣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오는 5일 서울에서부터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