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2월 13일 10시 3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HD현대가 조(兆) 단위 매물을 인수하기 위한 탐색전에 들어갔다. 주요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내며 현금이 쌓이고 있어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회사를 인수하기에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HD현대가 지난해 매각이 무산됐던 HMM을 인수하기 위해 물밑에서 KDB산업은행과 접촉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조 단위 몸값의 기업을 사들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장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HD현대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제이앤PE에 매각했던 현대힘스를 되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나, 그보다 규모가 큰 매물도 인수할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HD현대가 관심 갖고 있는 매물 중에는 HMM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HMM의 경영권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 등과 물밑에서 접촉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HD현대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의 경우 몸값이 너무 커져 인수 후보군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나, 최근 재매각에 관한 문의는 많다”고 말했다. HMM은 오는 4월 남은 영구채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합산 지분율이 72%에 육박할 전망인데, 이 경우 매각가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HD현대가 조 단위 M&A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IB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일단 방산 및 조선업이 굉장히 잘 되고 있으며, 전력 기기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말 그대로 ‘떼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은 매출액 3조3223억원, 영업이익 66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전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의 영향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인프라 투자가 대폭 늘면서 전력기기 매출액이 증가한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HD현대가 지분 37%를 보유한 자회사이며,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유동자산(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2조3600억원에 달했다.
조선·해양 계열사도 HD현대 그룹에 현금다발을 안겨주는 ‘효자’들이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은 매출액 25조5386억원, 영업이익 1조43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전년 대비 4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 개선은 자회사들 덕분이다. HD현대중공업은 매출액 14조4865억원, 영업이익 7052억원을 기록했으며 HD현대삼호는 매출액 7조31억원, 영업이익 7236억원을, HD현대미포는 매출액 4조6300억원, 영업이익 8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도 매출액 1조7455억원, 영업이익 2717억원을 기록하며 그룹의 호실적에 기여했다.
아울러 그룹 내 로봇 계열사 HD현대로보틱스는 프리(pre)-IPO 투자 유치를 위해 재무적투자자(FI)들과 접촉하고 있는데, 기업가치 7조~8조원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유치 금액은 1000억원대로 전해진다. HD현대로보틱스의 대주주는 지분 90%를 보유한 HD현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