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전 초등학생 피살 참변
유족 “제2의 하늘이 없도록 얼굴 공개” 11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김하늘양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유족 측은 “다시는 제2의 하늘이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가해교사,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받아 “휴직 중 자살 생각도”

범행 며칠 전부터 폭력적 행동…장학사 파견 당일 사건 발생

“누구든 함께 죽으려 했다…맨 마지막에 나온 아이 노려” 진술


재직 중이던 초등학교에서 1학년 여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40대 여성 교사 A씨가 범행에 앞서 직접 흉기를 구입해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로부터 “누구든 함께 죽으려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교육당국은 A씨가 최근 학교에서 공격적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실을 파악하고 학교 측에 분리 조치를 권고했지만, 권고 당일 참극이 벌어졌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11일 살인 혐의로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시청각실 내 창고에서 이 학교 1학년 김하늘양(8)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 A씨의 기초 진술 등을 토대로 범행이 이뤄지기 전 A씨가 차를 타고 학교를 나가 2㎞가량 떨어진 상점에서 흉기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시청각실에 있다가 바로 앞 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갈 때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겠다는 생각으로 맨 마지막에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고 유인해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고, 휴직 중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며 “복직 뒤 교감이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고 3일 후부터 짜증이 났다”고 경찰에 말했다. 이 같은 진술들로 미뤄보면 A씨는 자살을 결심하고 학교 안에서 무차별적으로 학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줄잇는 추모 여덟 살 김하늘양이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교문 주변에 11일 추모객들이 두고 간 편지와 인형, 국화꽃, 과자 등이 놓여 있다. 대전 | 문재원 기자 [email protected]


교육당국 조사에서는 A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며칠 전 폭력적 행동으로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사실도 파악됐다. 지난 6일 퇴근 무렵 불 꺼진 교실에 혼자 남아 있는 A씨에게 동료 교사가 말을 걸자 목과 손목을 강하게 붙잡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동료 교사에게 “내가 왜 불행해야 하느냐”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는 업무용 사이트 접속이 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컴퓨터를 파손하기도 했다.

관할 교육지원청은 학교 측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에 대한 보고를 받고 사건 당일 오전 장학사 2명을 보내 자세한 내용을 조사하고 학교 측에 연가나 병가 등을 통해 A씨를 분리 조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2학년 담임교사였던 A씨는 지난해 12월9일 우울증을 이유로 6개월간 휴직에 들어갔으나 12월30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고 복직했다. 학교에는 이달 초 개학 이후 출근했다. 교과 전담 교사를 맡아 학생들과의 접촉 기회는 많지 않았고 피해 학생과도 별다른 접점이 없었다는 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신질환 등이 있는 교사에 대한 교육당국의 관리 문제와 함께 각급 학교의 돌봄교실 하교 관리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사건 당일 오후 4시30분쯤 건물 1층 인터폰으로 학원 차량 기사의 연락을 받은 돌봄교실 담당자는 김양을 1층으로 내려보냈지만 아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 등이 수색에 나서 사건 발생 추정 시간으로부터 1시간가량 지난 뒤 숨진 김양을 발견했다.

김양이 다니던 학교는 이날부터 14일까지 재량휴업에 들어갔다. 교육청도 이 기간을 애도기간으로 정하는 한편 해당 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찰은 전날 범행 후 자해를 시도해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A씨가 회복되는 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추후 신상정보 공개 절차도 검토할 방침이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794 힘들게 이겨낸 암…운동하고 '이 음식' 끊어야 사망률 낮아진다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93 마약 굴레 갇힌 영화 '추격자' 실존 인물... 필로폰 팔다 징역 3년 6개월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92 집 있으면 ‘로또 청약’ 못 넣는다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91 좌우로 핸들 꺾는 이재명… 탈이념 유연성인가 오락가락인가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90 트럼프발 업종별 관세 그물망, 한국 주력 산업도 조인다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89 그 교사, 8살 살해하기 전엔 동료 폭행했다…컴퓨터 부수기도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88 남자 컬링 4강 진출…여자 대표팀은 중국 꺾고 5연승 순항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87 7~8년 전부터 정신질환 치료… 휴직 20일 만에 복귀 뒤 범행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86 美연준 파월 "美 경제 강해…금리 인하 서두를 필요 없어"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85 하늘이 할머니 마주친 교사, “몰라요” 발뺌 후 문 잠가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84 윤석열 아전인수…“재판관님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요”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83 권성동 “국정 혼란 주범은 이재명 세력…분권형 개헌해야”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82 “인권위원들이 궤변만”…‘윤석열 방어권 보장’ 통과시킨 인권위에 안팎서 비판 쇄도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81 에퀴노르, 북해 유전서 정전으로 원유생산 일시중단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80 집 있으면 ‘로또 줍줍’ 못 한다…위장 전입도 원천 차단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79 “무순위 청약은 무주택자만”…2년 만에 제한 되살린 정부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78 하이브리드·신차로 韓 시장 재도약 노리는 푸조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77 1시간 찾았는데…돌봄교실 20m 떨어진 곳에서 피살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76 군용차량 부족에 러시아, 보급품 운반 위해 당나귀 동원 new 랭크뉴스 2025.02.12
45775 [사설] "학교 어떻게 보내나"... 교사에 피살된 8세 여아 참극 new 랭크뉴스 202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