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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종반전'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두 차례 변론준비기일과 여섯 차례 변론기일을 거쳐 오늘(11일) 7차 변론기일을 열었는데요.

헌재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등 4명을 증인으로 불러,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과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신문했습니다.

신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외치는 등 비상계엄 선포 전 윤 대통령과 계엄 관련자들과 있었던 상황에 대해 상세히 진술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문' 中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합니다.

■윤석열 "자승스님 죽음은 좌파들 또는 국외 공작원에 의한 타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2일 신 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비상계엄 전후 사정에 대해 파악했습니다.

KBS 취재를 종합하면, 신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자승스님 죽음의 원인이 타살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신 실장이 언급한 내용은 자승스님이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에서 분신입적한 2023년 11월 29일, 윤 대통령이 신원식 당시 국방장관과 조태용 당시 안보실장, 김명수 합참의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용산 수석들 1~2명을 호출한 자리였습니다.

신 실장은 당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자승스님이 돌아가신 것과 관련해 흥분하며 '대공 용의점'(간첩이 죽였을 수도 있다는 말)을 언급하며 '좌파들 또는 국외 공작원에 의한 타살이지 자살이 아닌 것 같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칠장사 화재 현장에 경찰 등 합동 감식팀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을 당시 국가정보원도 별도로 현장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국정원의 별도 현장 점검은 윤 대통령의 지시로 실행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국정원 관계자는 "자승스님이 불교계 유력인사이고, 사찰 화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 수사와 별도로 테러 및 안보 위해 여부 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화재 경위를 수사한 경찰은 사찰 폐쇄회로(CC)TV 요사채에 자승스님 외 다른 출입자는 없었던 것을 파악하는 등 별다른 타살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尹 "군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신원식, 김용현 통해 반대 뜻

이처럼 '좌파' 또는 '간첩의 범죄'를 수차례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진 윤 대통령은 4개월 후인 지난해 3월 안가 회동에서 '비상조치'를 외쳤던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신 실장은 검찰에 "지난해 3~4월 삼청동에 있는 대통령 안가에서 윤 대통령과 당시 경호처장이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태용 국정원장,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함께 만찬을 가졌다"며 "당시 윤 대통령이 '비상 조치'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엄'이라는 단어는 기억에 없지만 윤 대통령이 '군이 나서야되지 않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하자 조 원장과 함께 반대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장관을 통해 비상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신 실장은 "만찬을 마친 후 김 전 장관과 여 전 사령관의 공관에서 차를 마셨고,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하지 않도록 해라'고 얘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검찰 공소장엔 신 실장이 진술한 내용이 그대로 담겼는데, 신 실장은 오늘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내용을 상세히 증언했습니다.

신 실장은 "이 모임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한 조치' 언급이 있었다""법적 문제를 떠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좋은 설루션은 아니라고 말했다. 평소에 제가 알고 있던 역사관과 군내 현실,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을 고려할 때 썩 유용한 방법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별도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는 저에게 (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는 걸 보고 아주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 얘기할까 봐 대통령의 인간관계를 잘 아는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에게 당부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신 실장은 국방부장관에게 물러났고, 김용현 전 장관이 임명됐는데, 검찰은 이 때부터 계엄 모의가 본격화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계엄해제 의결 후에도 합참 결심지원실에 머물던 尹…"오래 있는 거 적절치 않아 모시고 나가"

신 실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검찰에 자세히 진술했습니다.

신 실장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9시19분 쯤 "보좌관으로부터 '대통령이 부속실에서 수석비서관 이상 회의를 소집했다'는 말을 들어 대통령실 지하에 도착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신 실장은 대접견실 건너편 대기실에 도착하니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홍철호 정무수석이 있었던 것으로 회상했습니다.

신 실장은 "정진석 비서실장이 '계엄 선포'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이 얘기를 들은 신 실장은 대접견실에서 나온 윤 대통령에게 정 비서실장과 함께 비상계엄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했지만, 윤 대통령이 '자신이 책임진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하러 내려갔다"고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신 실장은 헌재에서 "윤 대통령이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마치고 복도로 나오자 정진석 비서실장이 '대통령님, 그것은 절대 안 된다'고 했고 신 실장은 '무슨 비상계엄이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신 실장은 계엄을 반대한 이유에 관해 "무슨 논리를 생각할 때가 아니고 바로 직전에 들었기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게 적절한 선택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신 실장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진술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4일 오전 1시20분쯤 대통령 부속실로부터 '대통령이 합참 전투통제실로 이동한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10분 쯤 후 인성환 안보실 2차장이 신 실장에게 전화해 "대통령이 결심지원실에 와 있는데, 여기 오래 있는 게 적절치 않아 정 실장과 함께 빨리 와서 모시고 가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에 신 실장은 "정 실장과 함께 결심실로 갔고, 그 곳에서 윤 대통령이 자리에 앉아 법령집을 보고 있었고, 비서실장이 요청해 대통령을 모시고 나갔다"고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신 실장은 헌재에서 결심실 도착 당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세 명만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서둘러 병력을 철수해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합참에 오래 머물 경우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해 정 실장과 함께 오전 1시55분쯤 윤 대통령을 집무실로 데리고 나갔다고 증언했습니다.

■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 조태용·김봉식·조성현 증인 출석…진실 공방 예고

헌재는 오는 13일 8차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8차 변론기일에는 △체포조 명단 △
경찰의 국회 봉쇄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지시의 신빙성 여부
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조지호 경찰청장은 헌재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문형배 헌재 권한대행은 "조 청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기에 오후 5시로 예정됐던 조 단장 증인신문 시각을 오후 4시로 변경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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