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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2일 발효... 기존 면세 쿼터 폐기
"한국 등이 관세 피해 미국 산업 약해져"
트럼프 "예외 없다"... 대미 수출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다음 달 12일(현지시간)부터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알루미늄에는 25% 관세가 붙는다. 기존의 '면세 쿼터'는 폐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25% 일률 관세 부과' 포고문에 10일 서명하면서 "예외는 없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대(對)미국 철강 수출 4위인 한국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 가능성도 내비쳤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미국의 동맹국을 향해서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사정권에 결국 포함된 한국 정부도 긴급 회의를 여는 등 초비상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단순화한다. 예외나 면제 없이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며 관련 포고문에 서명했다. 그는 "우리는 친구와 적들로부터 똑같이 두들겨 맞고 있었다"며 "우리의 위대한 산업들이 미국에 돌아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무역 적자를 바로잡겠다는 뜻이었다.

호주엔 "무역흑자 고려"... 예외 인정?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전(집권 1기)과 달리 예외 없이 적용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포고문에는 적용 대상국으로 한국과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회원국, 일본, 영국 등이 열거됐다. 모두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8년 미국의 수입 물량 제한(쿼터제) 대가로 '철강 25%·알루미늄 10% 관세' 예외를 인정받은 나라들이다. 한국의 경우, 대미 수출 철강 물량을 263만톤으로 제한하는 대신 무관세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합의는 내달 12일부로 폐기된다. 포고문은 "이들 국가와의 (관세 면제) 합의는 국가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장기적인 대안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폐기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 등이 관세를 피하는 데 (합의가) 남용됐고, 그 결과 미국 내 산업이 약해졌다"며 한국을 콕 집어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외'가 아예 없진 않다. 포고문 서명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첫 통화에서 '호주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면제 고려'로 해석될 법한 발언을 했다. "호주는 몇 안 되는 미국의 무역 흑자국이다. 호주는 (미국산) 비행기를 많이 사 가는데, 우리는 이를 크게 고려할 것"이라는 언급이었다.

車·반도체·의약품도... '관세 전쟁' 확전

수출용 자동차가 늘어서 있는 7일 영국 리버풀 시포스 항구. 리버풀=EPA 연합뉴스


문제는 한국이 주요 타깃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4주 동안 매주 회의를 열고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며 "(미국 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고, 자동차는 매우 중요한 품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미 무역 흑자 중 자동차 수출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한국으로선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11, 12일쯤 상호 관세 정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예컨대 EU 회원국의 미국산 수입 자동차 관세율은 10%인 반면 미국으로 수출되는 EU 자동차 관세율은 2.5%였는데, 앞으로는 똑같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의 '보복 관세' 등 반발도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다른 국가들의 보복 조치를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글로벌 관세 전쟁이 당분간 확전일로를 걷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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