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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AI정상회의서 안전·윤리 강조…'딥시크' 충격준 中은 서명
미 "AI 패권 유지" 다짐…EU는 300조 투자로 AI 본격 경쟁


막 내린 AI 파리회의
(파리 AF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11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3차 AI 행동 정상회의. 주요 참가자들이 폐막 뒤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2025.02.11.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인공지능(AI) 행동 정상회의가 '파리 선언문'을 채택하고 11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그러나 AI 기술과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이 이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AI의 개발과 규제의 균형을 맞추자는 행사의 대의명분이 무색해졌다.

엘리제궁에 따르면 프랑스와 인도, 독일, 한국 등 58개국과 유럽연합(EU), 아프리카 연합 집행위원회 등은 이날 회의 폐막 후 '사람과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AI에 관한 선언문'을 채택했다.

AI 시장에서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 역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선언문에서 서명국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AI 생태계의 다양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AI가 윤리적이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고 인권과 사람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포용적이고 개방적이면서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며 "개발도상국의 AI 역량 구축을 지원할 필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AI 접근성 증진, 일·노동 시장에 긍정적인 AI 도입 장려, 국제 거버넌스 조정 촉진 등의 우선 수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서명국들은 아울러 "AI 거버넌스에 대한 협력 필요성을 인식한다"며 "안전, 지속가능 개발, 혁신, 국제법 존중, 인권 보호, 성평등, 언어적 다양성, 소비자 보호, 지식재산권 문제에 대한 글로벌 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AI의 경제·사회적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신뢰와 안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 2차 정상회의에서 참여국들이 AI 안전을 위해 자발적 약속을 했다며 "앞으로도 AI가 정보의 무결성에 미칠 위험에 대처하고 AI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
(파리 로이터=연합뉴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제3차 AI 행동 정상회의 폐막 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2.11.


미국은 예상대로 이날 공동 선언문에서 빠졌다.

중국이 AI 경쟁에서 바짝 쫓아오는 상황에서 AI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미국이 '게임의 규칙'을 정하는 공동 선언문에 동의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행사 이전부터 나왔다.

이날 폐막 세션에서 연설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이 AI 분야의 선두 주자"라며 "미국 정부는 이 위치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며 미국의 AI 기술이 세계 최고의 표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U의 디지털서비스법 등 미국 빅테크에 적용되는 규제를 거론하며 "AI 부문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막 도약하려는 혁신적인 산업을 죽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BFM TV는 밴스 부통령이 바로 다음 연설자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발언을 듣지 않고 회의장을 나갔다며 미국이 공동 선언문에 서명하지 않은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이날 서명 불참은 취임하자마자 파리기후변화협정, 세계보건기구(WHO), 유엔 인권이사회 등 국제적 연대에서 탈퇴한 트럼프 정부의 행보와 같은 맥락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알파고'의 딥마인드를 배출하고 2023년 AI 안전 정상회의를 처음 개최한 영국 역시 서명에 불참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이니셔티브에만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파리 선언문은 영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관계 강화를 노리는 영국 노동당 정부가 미국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발을 뺀 것 아니냐는 해설이 나온다.

AI 투자 강화한다는 EU
(파리 AFP=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제3차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EU의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25.02.11.


비록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가 공동 선언문에 불참하는 등 만족한 결과물을 내진 못했으나, 행사를 주최한 프랑스나 유럽으로선 미·중에 뒤처진 AI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좋은 자극제가 됐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인베스트AI 이니셔티브'(InvestAI Initiative)를 발표해 향후 AI 개발에 총 2천억 유로(약 300조원) 규모의 민간·공공자본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과 중국이 앞서 나가고 유럽은 뒤처졌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AI 경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기업 활동을 돕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도 줄이겠다고 예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 9일 TF1과 인터뷰에서 "AI에 향후 1천90억 유로(약 164조원)를 투자할 것"이라며 프랑스 입장에선 미국이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5천억 달러와 비슷한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AI 정상회의는 내년 인도에서 개최된다.

마크롱과 모디
(파리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폐막 세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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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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