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제3국으로 이주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을 높이 평가하며 이스라엘이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9일(현지시간) 방송된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구상에 대해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신선한 아이디어”라며 “가자지구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땅의 미래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DC 방문을 마무리하며 이뤄진 이번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기회를 만들어 우리가 물리적으로 그곳(가자지구)을 재건하는 동안 그들(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일시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선택지를 주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그(트럼프 대통령)는 미군이 그 일을 하길 원한다고 말한 적 없다. 그럼 뭘까? 우리가 그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이를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진짜 문제는 이주할 가자 주민을 받아들일 국가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모두가 가자를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이라고 말한다”며 “사람들을 내보내고 그들을 떠나게 하라. (이것은) 강제 퇴거도, 인종 청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나라와 공상적 박애주의자들이 야외 감옥이라고 하는 곳에서 사람들을 내보내는 것이다. 왜 그들을 감옥에 가두려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지옥”으로 표현하며 주민들의 강제 이주를 인도주의적 명분으로 포장했는데, 네타냐후 총리 역시 이에 동조하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두고 ‘인종 청소’에 해당하는 전쟁범죄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 역시 “다른 어떤 나라의 낙원보다 가자지구의 지옥이 낫다”며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22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아랍연맹은 오는 27일 팔레스타인과 관련한 현안 논의를 하기 위해 아랍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문제가 심각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