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법원행정처장,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 출석
서부지법 폭력 사태 피해액 6~7억원
“대법관들 ‘폭력은 성공 못해’ 한목소리”
서부지법 폭력 사태 피해액 6~7억원
“대법관들 ‘폭력은 성공 못해’ 한목소리”
20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서울서부지법 청사 불법 진입 및 난동 사태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폭력 사태와 관련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판사실 중 영장 판사 방만 의도적으로 파손되고 그 안에 들어간 흔적이 있는 것으로 봐선 이런 부분에 대해 알고 오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지지자들이 영장 발부 판사를 찾으며 7층 판사실까지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의 방은 9층이어서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하진 못했으나 7층에 위치한 다른 영장전담판사의 방이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천 처장은 “물적 측면으로 현재 6억~7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부 지지자들의 법원 청사 진입 당시 직원들은 옥상과 지하로 대피해 신체적으로 상해를 입은 직원은 없지만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서부지법 내부의 한 사무실과 집기류 등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부지법에서 청사 관계자들이 파손된 시설물과 물품 등을 치운 뒤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서부지법을 직접 점검한 천 처장은 “제가 제일 충격 받은 부분은 발 디딜 틈 없이 유리 파편이 굴러다니는 모습이었다”면서 “월요일부터 정상적인 재판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서부지법 담당 직원들이 ‘사법 서비스가 지속돼야 법치주의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걸 알릴 수 있고 그래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해서 재판을 정상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천 처장은 이날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 주재로 대법원에서 열린 긴급 대법관 회의 결과도 보고했다. 그는 “(대법관들은) 30년 이상 법관 생활을 했는데 미증유의 사태에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법관 개인, 법원 재판에 대한 테러 행위 시도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일 뿐 아니라 사법부, 국회, 정부 등 모든 헌법기관 자체에 대한 부정행위일 수 있어서 굉장히 심각한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 돼선 곤란하다,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극단적 행위가 일상화될 경우 우리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는 걱정을 많이 피력했다”면서 “불법 난입, 폭력에 대해선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체 헌법기관에 종사하는 분들이 한목소리로 얘기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부지법 폭력 난동' 관련 답변하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연합뉴스
아울러 “과연 모든 재판이 신속·공정하고 형평성의 문제 없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일부라도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사법부가 반성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천 처장에 따르면 ▲외벽 마감재 파손 ▲유리창 파손 ▲셔터 파손 ▲당직실 및 CCTV 저장장치 파손 ▲출입통제시스템 파손 ▲컴퓨터 모니터 파손 ▲책상 등 집기 파손 ▲조형 미술작품 파손 등으로 6~7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냐’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질문에 천 처장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한 추궁이 필요하다는 여러 대법관님들의 말씀이 있었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이 이어 ‘체포되고 수사받는 사람에게 청구하느냐’고 묻자 천 처장은 “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