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지지자들 법원 앞에서
밤샘 집회 이어가…경찰, 강제 해산
밤샘 집회 이어가…경찰, 강제 해산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심사를 앞둔 18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서 경찰이 점거 농성 중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해산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인근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밤샘 집회가 이어졌다. 이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하며 전날부터 농성을 벌이다가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날 오전 9시쯤 수십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부지법 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불법 수사” “이재명 구속” “대통령님을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위조공문 불법침탈’ ‘대통령님 석방하라’ ‘STOP THE STEAL’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법원을 향해 영장 기각을 요구했다.
추위 속에 패딩과 은박담요 등으로 몸을 꽁꽁 싸맨 한 남성은 전날 오후부터 이곳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구금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이동했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경찰은 오전 8시 기준 2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것으로 비공식 추산했다.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린 전날 오후 10시에는 1100여명이 법원 앞에 운집하기도 했다.
경찰은 오전 8시12분쯤 “법원 정문 앞은 집회 금지 장소”라며 “미신고 불법 집회를 중지하고 자진해서 귀가해달라”며 1차 해산 명령을 고지했다. 하지만 지지자들의 항의는 이후에도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일부 지지자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경찰에게 욕설을 쏟아내며 순간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이후 세 차례 더 해산 명령을 한 뒤 9시5시분쯤 기동대를 투입해 강제 해산을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심사를 앞둔 18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도로에 누워 스크럼을 짜고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지지자들은 격렬히 저항했다. 수십명의 지지자들은 팔짱을 끼고 법원 입구에 설치된 바리케이드 앞 바닥에 드러누우며 “우리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소리쳤다. 경찰은 두세명씩 조를 이뤄 이들을 한 명씩 끌어냈다. 경찰의 강제 해산 과정에서 한 지지자가 실신해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경찰의 강제 해산 조치에 못 이겨 돌아가는 듯 보이는 한 남성은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은 영장 심사 권한이 없다는 윤 대통령 측 입장을 그대로 반복했다. 경찰의 해산 이후에도 일부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든 채 법원 인근을 서성이며 법원 앞 접근을 시도했다.
공수처는 앞서 전날 오후 5시40분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부지법에 청구했다. 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결과는 이날 늦은 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접견한 뒤 언론에 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하는지 등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