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 대선 후보로 등록한 한덕수 후보가 10일 “이기려면 뭉쳐야 하고, 자기를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강제 후보 교체’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이 커지자 이런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한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저는 지금 벌어진 일에 대해 이유 여하를 떠나 국민들, 당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모두 끌어안겠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3시20분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김문수 대통령 후보의 자격 취소 이후 당에 대선 후보로 등록한 한 후보는 빨간 넥타이를 매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김문수 후보와 지지자분들, 그리고 다른 여러 후보자도 마음고생 많으실 줄 안다”며 “승리를 향한 충정은 모두 같다고 생각한다. 끌어안겠다. 모시고 받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제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며 “지금 우리들의 지상 과제는 대선 승리”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또 “이기기 위해서라면 김덕수·홍덕수·안덕수·나덕수 그 어떤 덕수라도 되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한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며 ‘김덕수’(김문수+한덕수)를 내세운 것에 빗대, 경선에 참여했던 홍준표·안철수·나경원 후보 등과도 힘을 합치겠다고 한 것이다.
그는 “그분들 모두가 앞으로 큰 역할을 하셔야 할 분들이다. 저는 짧게 스쳐 가는 디딤돌”이라며 “그 역할을 하러 나왔다. 저는 그분들이 제 등을 밟고 다음 시대로 넘어가시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김문수 대통령 후보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한 후보를 당의 대선 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날 저녁 9시까지 진행되는 전 당원 투표에서 과반 찬성이 나오면,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한 후보가 국민의힘의 최종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