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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생, 페루 빈민가서 오래 사목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추기경 임명
개혁 조치 주도···신학적으로는 ‘중도’
트럼프 “큰 영광, 만나길 고대한다”
267대 가톨릭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8일(현지시간) 성베드로성당 발코니에서 군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을 267대 가톨릭 교황에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69)이 선출됐다. 미국 출신의 첫 교황으로, 교황명은 레오 14세다.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날인 8일(현지시간) 오후 6시8분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색 연기가 피어 올랐다.

이어 종소리가 울려 퍼진 뒤, 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선언했다. 콘클라베 이틀만이자, 네 번째 투표만에 새 교황이 결정됐다.

수석 추기경은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으며, 그가 앞으로 사용할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라고 발표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명이 발표된 이후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며 군중의 환호에 화답했다. 이어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라고 첫 발언을 했다.

페루 빈민가에서 오래 사목한 그는 스페인어로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후 전 세계인에게 내리는 첫 사도적 축복인 ‘로마와 온 세계에(Urbi et Orbi)’ 전통에 따라 라틴어로 마무리했다.

1955년생으로 시카고 태생인 레오 14세 교황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으로,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2015년 페루 시민권도 취득하고 같은 해 페루 대주교로 임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추기경으로 임명한 인물이며 2023년에는 교황청 주교성 장관으로 임명됐다.

교황청 주교성은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조직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특히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여성 3명을 처음으로 포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크 교황의 측근이면서도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이어서,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 균형을 잡은 인물로 평가된다.

아울러 미국인이면서도 빈민가 등 변방에서 사목한 이력이 교황 선출 요소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그간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세속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 때문에 미국인 출신 교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선출 당시 너무 화려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던 교황의 전통적인 복장인 진홍색 모제타(어깨 망토)를 착용하고 등장했는데, 전통으로의 회귀를 어느 정도 암시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논평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명 ‘레오 14세’는 19세기 말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했던 레오 3세 교황(1878~1903년 재위)을 계승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레오 13세는 회칙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새로운 사태)을 통해 노동자의 정당한 임금과 인간다운 노동조건 보장의 필요성, 노동조합 설립 권리, 사유재산의 권리를 인정하되 ‘공동선’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브루니 대변인은 “(새 교황이)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을 선택한 것은 레오 13세의 회칙 ‘레룸 노바룸’으로 시작된 현대 가톨릭 사회 교리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라며 “또한 이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살아가는지 교회가 고민하고 있다는 분명한 언급”이라고 밝혔다.

새 교황이 탄생한 것은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17일 만이다. 즉위식은 수일 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새 교황은 선출 다음날인 9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과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오는 11일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첫 축복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12일에는 전 세계 언론인과 첫 공식 대면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국 출신 교황의 탄생에 “그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점에서 큰 영광”이라며 “나는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길 고대한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썼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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