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청장 "비극 없도록 성찰·쇄신"
26일 김성희 경남경찰청장이 경남 의령군 궁류면 의령 4·26추모공원에서 엄수된 '우순경 사건' 희생자 위령제에서 희생자 유가족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2년 경남 의령군 궁류면에서 발생한 '우순경 사건'에 대해 경찰이 공식 사과했다. 마을 주민 90여명이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죽거나 다친 비극이 발생한 지 43년 만이다.
김성희 경남경찰청장은 26일 경남 '의령 4·26추모공원'에서 열린 위령제에서 "경찰은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제대로 된 사과 말을 전하지 못했다"며 "더 늦기 전에 유가족과 그날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없도록 성찰하고 쇄신하겠다"며 "국민들께 더욱 헌신하고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우순경 사건은 1982년 4월 26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당시 의령경찰서 궁류지서 소속 우범곤(당시 27세) 순경이 총기와 실탄 등을 탈취해 궁류면 일대 주민 56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30여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사건이다. 우 순경은 토곡리 지서와 우체국에서 살인을 저지른 뒤 자신의 집이 있는 압곡리 매곡마을로 가 불이 켜진 집이나 사람이 모인 집에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다.
하지만 당시 정권이 보도를 통제하면서 이 사건은 덮였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추모 행사조차 열지 못하다가 사건 발생 42년 만인 지난해에 처음으로 위령제를 거행했다.
올해는 위령제와 함께 의령 4·26추모공원 준공식도 열렸다. 위령제의 공식 행사가 끝난 후 김 청장은 경남경찰청 지휘부와 함께 유가족 대표 50여명을 따로 만나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 대표 측은 "경남경찰청장이 직접 방문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니, 오래 묵은 한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 같다"며 "앞으로 추진할 우순경 사건 명예 회복과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추진에 대해 경찰에서도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