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203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3위에서 15위로 하락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 GDP 순위는 2020년 9위로 정점을 찍고 2024년 12위, 2025년 13위, 2029년 14위, 2030년 15위까지 내려간다는 전망이다. 1990년 16위 이후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IMF의 ‘4월 세계경제전망(WEO)’에 따르면, 2030년 한국의 GDP는 2조 1495억달러(약 3083조원)로, 전 세계 15위로 예상된다. 올해는 스페인이 1조 7995억달러(1조 7903억달러)로 한국을 추월하고, 2029년에는 호주에, 2030년에는 멕시코에도 밀릴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IMF는 한국의 순위 하락 원인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적인 고율 관세와 무역장벽 강화가 그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 IMF는 "무역 장벽과 고율 관세가 많은 국가의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 지적했다. 또 관세 충격은 국가별 산업 구조와 무역 의존도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며, 수출 중심의 구조를 가진 국가일수록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제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한국이 성장률이 하락하는 대표적 국가가 될 확률이 높은 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연령인구 감소도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지난 2월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은 인구 구조 악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거, 교육, 육아 부담을 완화해 출산율을 높이고, 여성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며, 외국 인재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같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은 내수와 무역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중 내수의 기여도는 0.1%포인트에 그쳤다. 경제 규모 상위 20개국 중 통계를 공개한 10개국 가운데 가장 낮다. 같은 해 수출은 2.9%포인트, 수입은 1.0%포인트로, 순수출 기여도는 1.9%포인트에 달했다.
GDP가 가장 빠르게 증가할 국가는 인도다. IMF는 올해 인도의 명목 GDP가 4조 1870억달러로, 일본(4조 1864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2028년에는 독일도 제치고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는 14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자 평균연령 27세의 젊은 인구 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GDP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IMF는 2025년과 2026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소비 부진과 정책의 경직성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명목 GDP 격차는 2030년 11조 달러 이상으로 유지되며, 중국의 GDP는 미국의 약 66%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