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 이천 물류센터. 징둥로지스틱스 제공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징둥닷컴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징둥은 최근 국내에 물류센터를 마련하고 물류업체들과 협력 중이다. C커머스 플랫폼이 한국에 직접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징둥이 처음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이어 징둥까지 국내에 진출하면서,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겨냥한 C커머스 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징둥닷컴 산하 물류기업인 징둥로지스틱스는 최근 인천과 경기 이천에 물류센터를 개설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인천 센터는 미국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와 국내 뷰티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전용 창고로, 이천 센터는 반려동물 전문몰 전용 물류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이 거점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판매자 대상으로 제3자 물류(3PL)와 풀필먼트(통합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징둥은 물류망 구축에 그치지 않고, 국내 소비자 대상 판매 채널 개설도 준비 중이다. 이미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과 '라스트마일 배송' 계약을 맺고, 소비자 집 앞까지 직접 배송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12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시행 중이며, 향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징둥은 글로벌 플랫폼 ‘징둥 월드와이드’를 통해 한국산 제품을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역직구 물류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위탁받아 발주, 발송, 배송 전 과정을 대신하는 형태다. 우선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점차 그 범위를 넓혀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국내 시장에 상륙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초저가 공세를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결제 추정액은 약 3조68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배 이상 증가했다. 테무의 결제 추정액은 2023년 311억원에서 지난해 6002억원으로 뛰었다.
한편 징둥은 알리바바, 테무 모기업 핀둬둬와 함께 중국 3대 C커머스로 꼽힌다. 지난해 징둥닷컴의 매출은 1조1588억위안(약 228조원)으로, 알리바바그룹(1조192억위안)을 넘어섰고 핀둬둬홀딩스(3938억위안)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쿠팡(2023년 매출 약 41조원) 대비 5배가 넘는 규모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에 이어 징둥닷컴까지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린 배경으론 코로나19 이후 본격화된 중국 경기 둔화와 대미 무역 갈등으로 인한 성장 정체가 꼽힌다. 팬데믹 이전 10~20%에 달했던 징둥의 연간 매출 증가율은 최근 한 자릿수로 둔화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