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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무역스쿨 교육생 3만명 넘었으나 '성공 기업인' 극소수
2023년 국고·지원금 등 사업예산 155억원…"관리·감독 강화해야"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
2024년 7월 인천에서 열린 '차세대 글로벌 창업 무역스쿨' 모국방문 교육에서 개회사 하는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 [월드옥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성도현 기자 = 최대 재외동포 경제단체를 자처하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거액의 국민 혈세를 쓰는 차세대 한인 청년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부실하게 운영한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1981년 설립된 월드옥타는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로부터 재교부받아 교포무역인 네트워크 구축 사업인 '차세대 글로벌 창업 무역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차세대 무역 사관생도 10만명을 육성한다는 비전을 내건 이 사업은 2003년 제1기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0년 이상 이어졌다.

월드옥타의 핵심 사업인 차세대 무역스쿨을 통해 3만여명의 교육생이 배출됐으나 어엿한 기업인으로 성장한 사례가 드물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월드옥타 최근 5년 '교포무역인 네트워크 구축사업 예산' 현황
[코트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상품 수출에 관심 있는 만 39세 이하 재외동포 청년 경제인이 참여하는 이 사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을 두고 스타트업 창업 지원보다는 인맥 구축에 치중했기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별 지회 단독 또는 대륙별 통합으로 이뤄지는 해당 사업 기간에 국내에서 '모국방문 교육'이 진행되는데, 재외동포들의 '공짜 귀국 관광' 기회나 '청년 친목 행사' 등으로 변질됐다는 목소리도 적잖게 나온다.

21년째 이어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을 일궈 월드옥타 해외지회장으로 성장한 교육생은 손꼽을 정도다.

차세대 무역스쿨의 부실한 성과는 월드옥타 정회원 숫자에서도 확인된다.

외국에서 기업체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로서 지회 인준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정회원은 2009년 6천여명이었으나 2017년부터 올해까지 7천명 수준에 머물렀다.

2018년 2만명이던 차세대 회원이 7년 새 3만명으로 늘어났지만, 대부분 정회원 자격에는 미달했기 때문이다.

월드옥타의 한 지회장은 23일 "차세대 무역스쿨 모국방문 교육이 무료 연수로 관광도 할 수 있고 전 세계 또래들과 만난다는 이점이 있어 참가자 중 상당수가 지회장이나 지회 임원 자녀들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정말로 무역업에 관심이 있거나 창업을 앞둔 이들을 선발해 교육하지 않는 한 내실을 기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4 대양주 대통합 차세대 글로벌 창업 무역스쿨' 개회식
[월드옥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차세대 무역스쿨 참가자 숫자를 공공연하게 부풀린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월드옥타는 미국 동부지역 11개 지회가 통합해 2021년 뉴저지에서 개최한 차세대 무역스쿨 해외 현지교육의 참가자를 오프라인 80명, 온라인 포함 120명이라고 발표했으나 한 재외동포 매체가 실제 참가자수 취재에 나서자 슬그머니 협회 소식지에 오프라인 참석자를 30명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월드옥타의 핵심 사업 성과가 지지부진한데도 정부 등에서 막대한 자금이 해마다 제공돼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논란도 일고 있다.

이 단체의 2023년 기준 사업예산은 국고·지자체 보조금 96억원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탄소산업진흥원 등 지원금을 합쳐 155억원에 달한다.

동포 기업계에서는 월드옥타 사업이 제 기능을 하는지, 국민 혈세를 투명하게 사용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주 출신의 한 재외동포 사업가는 "정부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는 월드옥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예산이 용도에 맞게 쓰이는지를 엄격하게 따져 그 결과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드옥타 관계자는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사용 내역을 검증받아 정산검증보고서를 매년 코트라에 제출한다"고 해명했다.

월드옥타 2023년 사업 예산
[출처 월드옥타 이사회 자료집.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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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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