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방송 심의 기구의 수장이 가족 등을 동원해 비판 언론을 겨냥한 민원을 넣게 했다는 초유의 의혹.
그 당사자인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사면초가 신세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치권 등의 사퇴 압박이 거센 가운데 최근 경찰에서도 재조사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위법 가능성이 있다며 사건을 감사원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이용주 기자가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8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증인 출석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방심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래 놓고 방심위에 출근도 안 했습니다.
[최민희/국회 과방위원장 - 이현주/방심위 사무총장 (지난 18일, 국회)]
"이현주 총장 계시지요? <네.> 류희림 위원장 어디 계십니까? <오늘 휴가 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휴가요? <네.>"
류 위원장은 최근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대선 선거방송심의위 위촉식도 비공개로 진행한 뒤 언론에 사후 배포한 단체 사진 한 장에만 얼굴을 내비쳤습니다.
이같은 행보는 그의 불안한 거취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청부 민원' 의혹을 조사해 온 국민권익위는 오늘 류 위원장의 위법 가능성이 인정된다며 사건을 감사원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명순/국민권익위 부패방지부위원장 (오늘)]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가족 등 사적 이해관계자의 민원 신청 사실을 인지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방심위 공익 제보자들이 신고서를 다시 넣은 지 불과 엿새 만에 나온 빠른 결정입니다.
지난해 7월 1차 조사에선 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류 위원장을 감쌌던 권익위마저 등을 돌린 셈입니다.
경찰 역시 지난 17일 류 위원장을 석 달 만에 다시 불러 조사했습니다.
이해충돌방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외에 류 위원장은 작년 미국 출장 때 구글 방문 성과를 부풀린 보도자료와 관련해 위증 혐의로도 고발돼 있습니다.
지난달 류 위원장의 사퇴 촉구 결의안과 감사요구안 등을 채택한 국회는 류 위원장이 출석 거부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언론노조 방심위 지부는 "수많은 범죄 피의자인 류희림 씨가 더 이상 방심위원장직을 유지하는 것을 인내할 수 없다"며 "당장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영상취재 : 현기택 /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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