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S부문, 큐빅셀 '홀로그램' 장비 퀄 완료
2.5D 패키징 칩 구석구석 들여다볼 수 있어
캠텍·KLA 장비보다 웨이퍼 처리량 최대 450%↑
TSMC 아성 깨기 위한 파격적 시도로 읽혀
2.5D 패키징 칩 구석구석 들여다볼 수 있어
캠텍·KLA 장비보다 웨이퍼 처리량 최대 450%↑
TSMC 아성 깨기 위한 파격적 시도로 읽혀
삼성전자의 2.5D 패키징 솔루션 ‘아이큐브’. 사진제공=삼성전자
[서울경제]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패키징 라인에 '홀로그램' 기술을 도입한다. 홀로그램으로 여러 개가 결합된 반도체 칩을 입체적으로 검사해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에 없던 파격적 기술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생산성을 개선해 '빅테크' 수주 확대에 속도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광학 장비 회사인 큐빅셀의 홀로그램 장비를 양산 라인에 적용하는 퀄(승인) 테스트를 완료했다. 이 장비를 조만간 회사의 2.5D 패키징 라인이 있는 천안 사업장에 투입해 칩 검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홀로그램은 빛으로 만든 3D 입체 이미지다. 사진은 물체를 납작한 평면에서 기록하지만, 홀로그램은 사용자가 보는 각도에 따라 입체적으로 깊이감 있게 분석할 수 있다.
삼성이 홀로그램 기술을 도입한 것은 '2.5D 패키징'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요즘 반도체 제품은 기능 고도화를 위해 여러 개의 칩을 결합해서 만든다. 그래픽칩(GPU)과 여러 개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한 개의 기판 위에 놓은 엔비디아의 AI 칩 '블랙웰'이 좋은 예다.
패키징 기술은 고도화하고 있지만 제품의 하자를 측정하는 검사 장비 기술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아무리 정밀한 현미경으로 봐도 초점을 정확히 맞은 부위만 검사할 수 있어서, 2.5D 칩의 상태를 구석구석 들여다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큐빅셀의 차세대 홀로그램은 1회 촬영만으로 반도체 칩의 3차원 데이터를 획득한다. 전용 디스플레이가 있으면 3차원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도 가능해 정확성이나 효율성이 뛰어나다. 캠텍, KLA 등 세계적 검사장비 업체들의 2D 장비와 비교하면 웨이퍼 처리량을 50~450%까지 개선할 수 있고, 선명함의 범위인 심도는 최대 140배 개선됐다. 심지어 빛의 종류에 따라 칩 내부에 생긴 결함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큐빅셀 장비에는 특허 기술인 'FSH(플라잉 오버 스캐닝 홀로그래피)'가 담겨 있다. 학계나 연구 기관에서 연구개발(R&D)용으로 쓰이는 '디지털 홀로그래피' 방식과 차별화한 것인데, 홀로그램 구현에 필요했던 이미지 센서를 없애 홀로그램 정확도를 높이고, 고질적 문제인 ‘스패클 노이즈’를 개선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큐빅셀의 FSH 광학 모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라인에서 패널 검사용으로 활용됐고 올 해 추가 수주까지 받는 등 홀로그램의 양산성과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며 "삼성전자 DS부문뿐 아니라 다수 반도체 회사가 평가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홀로그램 도입을 통해 기술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높인다. 최근 대만 파운드리 회사인 TSMC가 2.5D 패키징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해 미국 엔비디아와 인텔, AMD 등의 고급 칩 수주를 독식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여전히 유의미한 패키징 수주를 따내지 못하고 있고, D램 최강자의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계의 핵심 관계자는 "최근 삼성이 파운드리 전공정·패키징 수율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면서 "특히 중국 고성능 칩 시장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