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0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앞에 설치된 ‘윤석열 대통령 표지석’에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래커로 ‘내란’ 글자가 칠해져 있다. 현재는 가림막이 설치된 상태. 사진 민주노총 경남본부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앞마당에 설치된 윤석열 전 대통령 친필 휘호 표지석을 두고 창원시가 처리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16일 창원시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지난해 12월 10일 항의의 뜻으로 해당 표지석에 검은색 스프레이로 ‘내란’이라는 문구를 칠했다.
‘산업 강국의 요람 창원국가산업단지 2024.4.24. 대통령 윤석열’이라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표지석을 포함해 인근 조형물 설치 등 전체 표지석 부지 조성에 약 7억원이 들었다.
이 표지석은 내란 문구 표시 직후인 지난해 12월 11일 검은 천을 씌워 현재까지 가려 놓은 상태다. 시 소유인 표지석은 지난해 4월 창원국가산단 50주년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
검은 천으로 표지석이 가려진 지 4개월가량 지나고 윤 전 대통령도 파면됐지만 시는 보존이나 원상복구, 철거 중 어떤 방향으로 처리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수사 결과와 이후 상황을 보고 존치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앞에 설치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진 표지석에 검은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해당 표지석은 창원국가산단 50주년을 맞아 창원시가 설치한 것으로 ‘산업강국의 요람 창원국가산업단지 2024. 4. 24.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 표지석은 ‘내란’이라는 글귀를 스프레이로 칠해져 창원시가 가림막을 설치한 상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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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당장 철거해야”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만큼 표지석을 당장에라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관계자는 “계엄 선포 등으로 파면된 대통령 표지석을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기관 앞마당에 두어야 하느냐”며 “하루빨리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중부경찰서는 최근 표지석 훼손과 관련해 수사에 들어가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할지 등을 놓고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사건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앞에 설치된 ‘윤석열 대통령 표지석’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는 모습. 뉴스1
한편 2015년 7월 세종시 신청사 개청을 기념해 설치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필 표지석 역시 국정농단 사태 이후 시민단체의 철거 요구가 있었으나 유지하기로 결정된 바 있다. 현재 해당 표지석은 그대로 세종시청 앞에 남아 있다.
세종시청 앞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 중앙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