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헌법재판관 지명, 정치적 방향성 보인 것”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다고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국정원) 1차장이 11일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도 “일정한 정치적 방향성을 보인 것”이라며 “선거 관리가 걱정된다”고도 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아침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6·3 대선을 앞두고) 두가지 걱정거리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 격렬하게 감정이 충돌할 것이다. 선거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최근에 한 권한대행이 헌재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끝나자마자 바로 후임 헌법재판관들을 지명하지 않았느냐. 또다시 논란을 만들고 일정한 정치적 방향성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물음에 답하고 있다. ‘엠비시 라디오 시사’ 유튜브 영상 갈무리
홍 전 차장은 “계엄과 내란 속에서 무풍지대인 기관이 하나 있다”며 “국정원”을 지목했다. 그는 특히 “(조태용) 국정원장이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조태용 원장이 헌법재판소에서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했다는) 제 진술 무력화를 위해 국가 최고 보안시설인 국정원의 시시티브이(CCTV)를 전격 공개하고, 어느 특정 정당(국민의힘)에 제공을 한다”며 “조 원장이 (이로 인해) 국회 위증 혐의, 그리고 국정원법 위반으로 고발된 상태인데, 본인이 이렇게 어려운 상태에서 60일 후 선거가 있다고 하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 수뇌야말로 (정권의) 최고 친위부대”라며 “김건희 여사께서 명태균에게 ‘이 사람 국회의원 만들어주면 장관 주겠다’고 했던 그분도 지금 국정원에 계시지 않나”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현직 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를 시도하다가 무산된 뒤 국정원장 법률특보로 임명돼 재직 중인 김상민 전 검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차장은 “과거 국정원이나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 전신)의 정치 개입은 여러 부서가 참여하는 게 아니다. 수십 명이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어마어마한 국정원의 정보 재산을 한 줌의 몇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라며 “이번에 국정원과 올바른 국정원의 후배들이 반드시 국정원의 정치 중립의 전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