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37·흥국생명)이 만세를 불렀다. 20년에 걸친 프로 선수 생활에 '우승'이라는 완벽한 마침표를 찍고 포효했다. 코트를 뒤덮은 핑크빛 꽃가루 속에서 절친한 친구이자 팀 동료인 김수지와 오래오래 포옹했다. '배구 여제'에게 가장 어울리는 엔딩. 잊을 수 없는 '라스트 댄스'가 그렇게 끝났다.
김연경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최종 5차전에서 블로킹 7개 포함 34점을 쓸어담는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3-2(26-24, 26-24, 24-26, 23-25, 15-13)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오른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주역인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로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연경이 마지막으로 뛰는 이날 경기 입장권 6082장은 일찌감치 다 팔렸다. 관중석은 흥국생명 유니폼과 응원 도구를 든 팬으로 가득차 거대한 핑크빛 물결을 이뤘다. '김연경, 함께해서 행복했어', '(잘 가) 가지 마, (행복해) 떠나지 마' 등 김연경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렸다. 일부 팬은 떠나는 김연경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다 울먹이기도 했다. 김연경의, 김연경에 의한, 김연경을 위한 하루였다.
2세트씩 나눠 가진 두 팀은 결국 마지막 5세트에서 승부를 갈랐다.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5세트 막판, 14-13으로 앞선 흥국생명의 마지막 퀵오픈 공격이 정관장 코트 한가운데 떨어졌다. 관중석은 함성과 눈물로 뒤덮였고, 김연경은 동료들을 얼싸안으며 마음껏 환호했다.
김연경은 경기 후 "실감이 안 난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좋은 배구를 많은 분께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 선수들이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유럽 리그 시절 세계 곳곳에서 거액의 귀화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단칼에 거절하고 꿋꿋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림픽 4강 신화를 두 차례(2012년 런던·2021년 도쿄) 이끌면서 국가대표로 총 271경기에 출전해 498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런던 올림픽에서는 본선 8경기에서 평균 25.8득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워 4위 팀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MVP에 뽑혔다.
이제 김연경은 진짜로 떠난다. '우승 피날레'를 향한 열망을 남김없이 코트에 쏟아내고 주인공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나는 이렇게 은퇴하지만, 앞으로 배구 팬들이 후배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며 "정말 행복하다. 기분 좋게 떠날 테니, 웃으면서 보내달라"고 했다.
8일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승리해 현역 생활 마지막 경기를 우승으로 장식한 김연경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최종 5차전에서 블로킹 7개 포함 34점을 쓸어담는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3-2(26-24, 26-24, 24-26, 23-25, 15-13)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오른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주역인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로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연경이 마지막으로 뛰는 이날 경기 입장권 6082장은 일찌감치 다 팔렸다. 관중석은 흥국생명 유니폼과 응원 도구를 든 팬으로 가득차 거대한 핑크빛 물결을 이뤘다. '김연경, 함께해서 행복했어', '(잘 가) 가지 마, (행복해) 떠나지 마' 등 김연경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렸다. 일부 팬은 떠나는 김연경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다 울먹이기도 했다. 김연경의, 김연경에 의한, 김연경을 위한 하루였다.
8일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승리해 현역 생활 마지막 경기를 우승으로 장식한 김연경이 선수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명승부였다. 2승 후 2패를 당한 흥국생명과 2패 후 2승으로 기사회생한 정관장은 '끝장 승부'인 5차전에 남은 힘을 모두 쏟아부었다. 1~3세트가 모두 듀스로 이어졌고, 4세트도 2점 차로 끝났다. 김연경과 정관장 주포 메가왓티 파티위(등록명 메가·37점)의 득점 공방전도 팽팽했다.
2세트씩 나눠 가진 두 팀은 결국 마지막 5세트에서 승부를 갈랐다.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5세트 막판, 14-13으로 앞선 흥국생명의 마지막 퀵오픈 공격이 정관장 코트 한가운데 떨어졌다. 관중석은 함성과 눈물로 뒤덮였고, 김연경은 동료들을 얼싸안으며 마음껏 환호했다.
김연경은 경기 후 "실감이 안 난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좋은 배구를 많은 분께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 선수들이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8일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승리해 현역 생활 마지막 경기를 우승으로 장식한 김연경(위)이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은 자타공인 한국 배구가 낳은 불세출의 선수다. 1m92㎝의 큰 키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공격과 그에 못지 않은 철통 수비를 앞세워 데뷔와 동시에 배구계를 평정했다. 입단 첫 시즌인 2005~06시즌 정규리그 MVP와 신인왕을 휩쓸었고, 2009년엔 한국 선수 최초로 해외에 진출해 일본·튀르키예·중국 등 큰 무대를 누볐다. V리그에선 흥국생명에만 몸담으면서 자신이 뛴 모든 시즌에 팀을 챔프전에 올려놓는 존재감도 뽐냈다. 이미 정규리그 MVP 6회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는데, 올 시즌에도 7번째 수상이 유력하다.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유럽 리그 시절 세계 곳곳에서 거액의 귀화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단칼에 거절하고 꿋꿋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림픽 4강 신화를 두 차례(2012년 런던·2021년 도쿄) 이끌면서 국가대표로 총 271경기에 출전해 498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런던 올림픽에서는 본선 8경기에서 평균 25.8득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워 4위 팀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MVP에 뽑혔다.
8일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승리해 현역 생활 마지막 경기를 우승으로 장식한 김연경(왼쪽)이 절친한 친구 김수지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김연경이 지난 2월 13일 "올 시즌까지만 뛰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하자 V리그 전체가 예우했다. 김연경의 정규리그 마지막 원정 경기마다 각 구단이 은퇴식 행사를 준비해 V리그 최초의 '은퇴 투어'를 열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10번을 일찌감치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아리 그라사 국제배구연맹(FIVB) 회장은 "김연경은 전 세계 수 백만 명의 선수와 팬에게 영감을 준 롤 모델이자 역사상 최고의 배구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헌사를 보냈다.
이제 김연경은 진짜로 떠난다. '우승 피날레'를 향한 열망을 남김없이 코트에 쏟아내고 주인공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나는 이렇게 은퇴하지만, 앞으로 배구 팬들이 후배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며 "정말 행복하다. 기분 좋게 떠날 테니, 웃으면서 보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