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용산서” 현실론 우세 속
청와대 복귀·세종 이전론 ‘분분’
청와대 복귀·세종 이전론 ‘분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지난 6일 바라본 청와대 전경. 더불어민주당에선 차기 대통령실 입지를 용산이 아닌 청와대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대통령 선출·취임까지 50여일 남은 상황에서 범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실 이전’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은 현 용산으로의 입주가 불가피하다는 현실론과 더불어 청와대 복귀, 세종 이전, 광화문 집무실 재추진 등의 제안이 난립하는 양상이다.
일단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임기를 시작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현실론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 용산으로의 이전만 해도 확정 발표 후 공사가 마무리되기까지 3개월 넘게 소요됐다.
각종 비용 소요와 정치적 반대 또한 부담스럽다. 자칫 대통령실 이전 문제로 임기 초부터 맹폭을 당한 전임자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취지다. 한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대통령실 이전을 추진하면서부터 ‘꺾였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용산만은 안 된다’는 목소리 역시 높다. 용산 이전을 주도했던 것이 윤 전 대통령인 만큼 상징성이 짙은 데다 도청 등에 취약해 보안 문제도 있다는 논리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7일 라디오에 출연해 “용산은 상징으로서 국민들이 대부분 싫어한다”며 “그냥 차를 타고 들어가서 국방부를 지나 대통령실로 연결되고, 이게 너무 안 맞는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첫손에 꼽히는 대안은 청와대 복귀다. 정부 수립 이래 70년 넘게 대통령 집무실로 활용돼온 공간인 만큼 상징성과 역사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2년 넘게 일반에 개방된 탓에 보안 우려가 발목을 잡는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 중에는 “청와대가 전부 개방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안 문제는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선 세종으로의 이전 주장도 힘을 얻는 모양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앞서 대통령실·국회의 세종 이전 방안이 포함된 당내 검토 보고서를 받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충청권 의원들도 본격적으로 ‘세종 이전’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한 충청권 의원은 “세종이 행정수도로서의 정치적·법적 위상까지 갖게 된다면 지방균형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집무실을 두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된다. ‘광화문 집무실’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의 한 인사는 “광화문 청사 입주는 의지의 문제”라며 “당시엔 경호 등 안전상 이유로 내부 반발에 부딪혀 좌절됐지만, 옮기려면 충분히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