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인사청문회 요청 안받겠다”…사과·지명철회 촉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한 데 대해 권한쟁의심판과 가처분 신청으로 맞대응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임자 지명에 대해 “내란 동조 세력의 헌법재판소 장악 시도로 본다”며 “권한쟁의 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이번 지명이 원천적 무효임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이 처장에 대해 “헌법재판관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다. 이미 내란죄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상태다. 비상계엄 당시 부적절한 모임을 한 것으로 드러나 내란 공모 의혹이 짙다”면서 “공수처는 이 처장에 대한 수사를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한 대변인은 ‘최고위 회의에서 한 대행 탄핵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나’라는 물음에는 “위헌적 권한남용이 벌어진 만큼 법률적 검토를 한 것”이라며 탄핵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권한쟁의를 한다면 그 주체는 누가 되나’라는 물음에는 “그런 부분까지 법률위에서 검토를 거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한 대행에 헌법재판관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인사청문 절차 거부 방침을 밝혔다. 우 의장은 “한 대행은 사과부터 하고 지명을 철회하라”며 “국회는 인사청문회 요청을 접수 받지 않겠다.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왼쪽)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연합뉴스
이날 한 권한대행은 열흘 뒤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 처장과 함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처음이다.
아울러 민주당이 추천해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고,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마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도 대법관으로 임명했다.
한 대행은 “이 처장과 함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았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오늘 내린 결정은 그동안 여야는 물론 법률가, 언론인, 사회원로 등 수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숙고한 결과”라며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오늘 오전 동료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마지막으로 여쭙고 결정을 실행에 옮겼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