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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모습. 윤 대통령은 오는 4일로 지정된 선고기일에 출석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뉴스1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는 크게 5가지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 ▶위헌적 ‘포고령 1호’ ▶국회 장악 시도 ▶선관위 장악 시도 ▶법조인 등 체포 지시 등 행위로 헌법, 계엄법 등을 어겼다는 것이다. 모두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하룻밤 새 벌어진 일이다.

오는 4일 예고된 윤 대통령 탄핵사건 결정문에는 ‘12‧3 비상계엄’에 대한 법적 판단이 처음으로 담기게 될 전망이다. 이보다 앞서 선고된 한덕수 총리의 탄핵사건 결정문에서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대한 판단이 일부 담길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헌재는 당시 결정에선 국무회의에 대한 판단을 아예 쓰지 않았다.

차준홍 기자




"계엄 위헌" 소추에 尹 “대통령 인식엔 비상사태”
탄핵을 소추한 국회 측은 “애초에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위헌적이고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헌법이 정해둔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요건을 미충족한 위헌‧위법한 계엄이며, 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도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결정은 대통령 고유의 것이며, 당시 상황은 대통령 본인이 인식하기엔 국가비상사태나 다름없었다”고 주장한다. 국무회의도 “부수적인 절차일 뿐이고, 다 적법하게 지켰다”고 맞선다. 헌재는 ▶당시 상황이 국가비상사태였는지 ▶계엄 선포를 위한 절차를 지켰는지 등 비상계엄의 실질적‧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판단을 결정문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진 기자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로 시작되는 ‘포고령 1호’도 소추사유 중 하나다.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것으로 삼권분립 원칙 위배에 더해 정치활동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 여러 위헌적 요소가 명백하게 담긴 문서라는 게 국회 측의 주장이다. 언론인 중 일부에 대해 체포 지시를 내렸단 의혹도 이 대목의 ‘언론의 자유 침해’에 더해진 소추사유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과거 비상계엄 선포 당시 포고령을 그대로 옮긴 형식적인 문서일 뿐이고 그마저도 내가 아니라 김용현 전 장관이 쓴 것”이라고 부인한다.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계엄군 병력이 국회에서 철수하고 있다. 뉴시스

헌법기관인 국회를 물리적‧실질적으로 장악하려 한 것도 주요 소추 사유다. 국회에 군대‧경찰을 보내 물리적으로 국회를 봉쇄하려 시도하고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았으며, 계엄해제 표결도 방해해 헌법이 정한 절차를 무너뜨리려 했다는 게 국회 측의 주장이다. 또 별도의 의사결정기구인 ‘비상입법기구’ 창설을 꾀해 국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는 점, 윤 대통령이 방첩사를 통해 국회의원 및 정치인들을 체포하려 시도해 정치활동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점도 헌재에서 다툰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국회에 군대‧경찰을 보낸 건 질서 유지 차원이었다”며 “경고성 계엄선포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또 “국회의원을 막거나 국회의 계엄해제의결을 방해하려 시도한 적이 없고, 비상입법기구를 만들려 한 적도 없으며 비상입법기구 예산 쪽지를 쓴 건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라고도 강변한다. “한동훈‧이재명 등 여야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는 주장도 함께다.

역시 헌법이 정한 기구인 선거관리위원회를 위헌‧위법하게 장악하려 한 의혹도 있다.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인이 무력으로 진입하고, 영장 없이 선관위 직원에 대한 압수‧체포를 시도한 것도 헌법‧법률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부정선거 의혹이 있었고 이에 선관위 시스템 점검이 필요해 계엄을 선포한 뒤 인력을 보낸 것”이라며 “선관위를 점거하려던 게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선관위에 군대와 경찰이 간 것을 부인하진 않지만, ‘비상계엄 선포 후 경비를 위해 보낸 것’이라고도 한다.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국회의원, 언론인 외에도 ‘이재명 무죄 준 판사’ ‘김명수 대법원장’ 등 법조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단 것도 별도의 소추사유다. 법관은 개개인이 모두 헌법이 정한 법률기관인데, 법관을 체포하란 지시는 삼권분립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체포 지시에 대해선 계속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체포 대상 명단의 근거로 제시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메모와, 체포 지시를 받았다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진술에 대해 신빙성 의혹을 제기하며 “믿을 수 없는 증거와 진술”이라고 주장한다.



尹 측 “절차 위법” 주장…헌재 결론 주목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발표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과 안국역 일대에 경찰차벽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파면, 즉 ‘인용’ 결정을 내리는 기준은 ‘국민이 선거로 부여한 민주적 정당성을 박탈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있는지’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에서 처음으로 제시됐고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문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이 ‘중대성’을 판단하는 건 위헌‧위법한 소추사유가 몇 개인지와 무관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사유 4가지 중 2가지가 위헌‧위법으로 인정됐지만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고 판단돼 직을 유지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소추사유 4가지 중 1가지만 인정됐지만 ‘그 정도가 중대하다’며 파면된 바 있다.

국가 원수인 대통령의 직을 두고 벌어지는 심판 절차인 만큼 양측이 치열하게 맞붙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 측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는 주장도 다수 제기했다. 탄핵심판에서 내란죄를 따지지 않은 것을 두고 “내란죄 가능성이 없었다면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소추 자체가 무효”라거나, “검찰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데다 피청구인이 부동의하는데도 검찰 조서를 쓰는 건 탄핵심판이 준용하는 형사소송법에 맞지 않는다”라는 식이다. 각종 주요 증거를 믿을 수 없다며 사실관계를 다투는 부분도 많다.

‘역대 최장기간 대통령 탄핵심판’ 기록을 경신하며 논의가 길어지면서, 그간 장외에선 ‘절차적 위법성을 놓고 재판관들끼리 이견이 큰 것 아니냐’ ‘증거 채택을 놓고 의견 합치가 안 되는 것 아니냐’ ‘나중 형사사건 결론을 생각해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둥 각종 가설이 떠돌았다. 4일 결정문에서는 헌재가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판단을 정면으로 다루며 판단을 낼 가능성도 있지만, 절차적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핵심 소추사유 위주로 판단해 결론에 이를 가능성도 남아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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