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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오폭사고' 중간조사 결과
조종사 '좌표 오입력'이 사고 원인
軍 투하 3분만에 오폭 인지했지만
폭탄 파편 찾느라 조치·보고 지연
감사원, 공군본부 훈련체계 점검

[서울경제]

경기도 포천 지역에서 발생한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는 KF-16 전투기 조종사가 최초 폭격 좌표를 잘못 입력한 뒤 세 차례 표적을 확인하는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인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조사본부 인력을 투입해 이번 오폭 사고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공군은 10일 전투기 오폭 사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고 발생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 때문이라고 재확인했다. 사고 당일에도 공군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를 사고 원인으로 파악했다.

공군이 내놓은 중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를 낸 전투기 2대의 조종사들은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하고 이를 3단계에 걸쳐 재확인하는 절차를 게을리했다. 부대 지휘관들 또한 공대지 폭탄 실사격 훈련에 대한 지휘·감독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F-16 조종사 두 명은 5일 비행 준비를 하며 다음날 실무장 사격을 위한 표적 좌표를 입력했다. 1번기 조종사가 표적을 포함한 경로 좌표를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비행임무계획장비(JMPS)에 입력했는데 이 과정에서 표적 좌표가 오입력됐다. 위도 좌표 중 05(공오)를 00(공공)으로 잘못 입력한 것이다.

이들은 좌표 입력이 올바르게 됐는지 재확인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첫 번째 확인 기회를 놓친 것이다. 사고 당일 이륙 전 최종 점검 단계에서도 두 조종사는 경로 및 표적 좌표를 재확인했지만 입력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해 두 번째 확인 기회도 놓쳤다. 이륙 후 비행하면서 1번기 조종사는 비행 경로와 표적 지역 지형이 사전 훈련 때와 약간 다르다고 느꼈으나 항공기에 시현된 비행 정보를 믿고 임무를 강행해 투하 전 표적 육안 확인이라는 세 번째 확인 기회도 스스로 날렸다.

부대장의 지휘·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은 “해당 부대 지휘관인 전대장(대령)은 상부 지시와 연계한 안전 지시 사항을 하달하는 등 전반적인 지휘 관리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훈련 계획 및 실무장 사격 계획서 등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고 안전 관련 사항을 대대장에게 위임해 세밀한 지휘·감독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단계부터 지휘 체계 내 상황 보고, 대국민 공지까지 전 과정도 부실했다.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는 사고 당일 오전 10시 7분께 KF-16 전투기 조종사들로부터 좌표 오입력을 확인해 전투기 오폭 상황임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난 지 3분 만이다.

하지만 공작사는 민간 피해를 일으킨 탄이 공군 전투기에서 투하된 폭탄이 맞는지 확인하는 데만 집중한 탓에 해당 지역 부대와 경찰·소방과 긴밀히 협조해야 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오폭에 대한 윗선 보고도 지연됐다.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사고 발생 39분 뒤, 군 통수권자인 최상목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약 1시간 뒤에 보고를 받았다.

공군은 “상황 판단 및 보고와 관련해 과실이 식별된 관련자들은 법과 규정에 따라 문책당할 예정”이라며 “실시간 보고 체계를 강화하는 등의 후속 조치도 함께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와 관련, 감사원은 올해 정기 감사 대상인 공군본부를 대상으로 지상 근무 조종사들의 유지 비행 같은 근무 실태와 작전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 체계 등도 들여다 볼 방침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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