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사진=한국경제신문
올해 1~2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 건수가 전세를 앞질렀다. 전세대출 규제와 새학기 수요가 더해지며 월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는 올해 1월1일부터 2월28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분석을 공개했다. 이 기간 아파트 월세 거래는 1만6570건(전체의 51.1%)으로, 전세 거래(1만5865건)보다 705건 많았다.
특히 강남 3구(강남, 송파, 서초)에서 월세 거래가 많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건 송파구(1567건)였고, 강남구(1234건)과 서초구(1098건)가 뒤를 이었다. 원래도 수요가 탄탄하고 재건축 규제완화 등으로 인한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강남권이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교육 목적의 수요까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도봉구(145건)와 강북구(156건), 종로구(189건) 등은 월세 거래가 비교적 적었다.
강남구에서 가장 비싸게 체결된 월세 계약으로는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면적 85㎡가 보증금 1억원, 월세 600만원에 1월 거래됐다. 송파구 파크리오 전용 144.77㎡는 보증금 1억원, 월세 530만원에 계약됐다. 서초구에선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78.5㎡(16층)가 보증금 10억원, 월세 400만원에 계약됐다.
가격대별로는 월세 50만원 이하 거래가 1만3245건으로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했다. 아파트 면적이 작거나 보증금 비율을 높여 월세를 낮추는 보증부월세 거래의 영향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전세의 월세화는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전세금을 대출받으면 월세나 다름없는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전세금을 대출받았을 때의 이자와 월세가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권이 유주택자의 전세대출이나 갭투자 관련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한 것도 월세 증가 이유로 꼽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와 봄 이사철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금융권의 전세대출 강화 추세를 고려했을 때 당분간 서울 아파트의 월세화 현상과 월세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