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달 7일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 모습. /뉴스1

유명 입시 학원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에는 ‘학사(學舍)’라고 불리는 곳이 많다. 주로 지방에서 올라온 재수생들이 이곳에서 숙식하며 입시를 준비한다.

재수 학원이 개강할 무렵에는 학사에 빈방이 없을 정도였는데 요즘은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한 학사 주인은 “작년에는 1월부터 만실(滿室)이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면서 “대치동에 있는 한 대형 입시 학원이 1500명 규모의 기숙 학원을 경기도 지역에 열면서 수험생들이 그곳으로 빠져나가는 분위기”라고 했다.

대치동 학사에서 먹고 자고 빨래도 해결… 방학 때는 서울 고등학생도 이용
학사는 보통 1인당 월 140만~170만원을 받는다. 일반 고시원의 3배쯤 되는 가격이다. 그런데도 인기가 있었다. 숙박 뿐만 아니라 식사, 빨래, 청소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깨워주거나 학원을 오가는 셔틀 버스를 운행하는 학사도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재수생뿐 아니라 고등학생 중에도 학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교 3학년인 최모씨는 “지방에서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방학 때마다 대치동 학사에 머물면서 학원 단과반과 종합반을 다녔다”면서 “시설이 편리하고 학원과 가까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50대 여성 정모씨는 “서울에 살지만 아이가 대치동 학원을 오가며 길에 버리는 시간이 아까워 방학이 되면 학사에 보냈다”면서 “경쟁적으로 치열하게 공부하는 대치동 입시 생태계를 접한 뒤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 대치동 일대 학사에 방이 비어 있다. /홍다영 기자

빅3 대형 학원, 수천명 규모 기숙사… “학사 30% 공실”
그런데 지난달 25일 대치동 일대 학사에는 빈방이 많았다. 한 학사 주인은 “현재 방이 30%는 공실(空室)”이라며 “수험생들이 기숙 학원에 간다고 방을 뺐다”고 했다. 다른 학사 주인은 “지금 등록하면 첫 두 달은 방값을 10만원 할인해주겠다”고 했다. 또 주변에서 만난 경모(18)양은 “공부를 잘하던 학교 선배들이 재수를 하러 기숙 학원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앞서 대치동 입시 학원 시대인재는 지난달 말 경기도 용인에 1500명 규모의 기숙 학원을 열었다. 메가스터디(2400~2500명)와 강남대성(1900명)도 기존에 기숙 학원이 있다. 여기에 시대인재까지 가세하며 이른바 강남 ‘빅3′ 입시 학원이 모두 기숙 학원에 진출하게 됐다. 빅3 기숙 학원의 수용 인원은 5800~5900명이다. 이는 2025학년도 수능을 치른 졸업생과 검정고시생(18만여 명)의 3%에 해당한다.

재수생이 기숙 학원에 다니려면 연간 수천만원이 든다. 시대인재는 월 교습비 390만원대에 기숙사 1인실을 사용하려면 30만원을 추가해야 한다. 과목별 교재비와 모의고사비까지 합치면 월 500만원에 달한다. 메가스터디와 강남대성 기숙 학원도 교습비, 교재비 등을 포함해 월 400만원대를 내야 한다.

이는 입시 학원 매출에 도움이 된다. 시대인재 모기업 하이컨시는 지난 2023년 매출 3605억원을 기록했다. 메가스터디와 강남대성 기숙 학원을 운영하는 메가스터디교육과 디지털대성은 각각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이 7198억원, 1642억원이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746 가자지구 물자 막은 이스라엘…주변국 “원조를 무기로 사용”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45 젤렌스키 “미국과 관계 지속 믿어”…미국은 정권교체 압박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44 선동에 빠진 여당…지지율도 빠진다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43 국민의힘 질타한 선관위 '세컨드폰'‥알고보니 '국민의힘 경선 후보'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42 전 국민에 엔비디아 주식? 이재명 구상에 여권 ‘사회주의’ ‘공상과학’ 맹폭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41 50cm 넘는 폭설에 사고·불편 속출…“더 올까 두렵다”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40 트럼프식 ‘모욕 주기 외교’에 美 내부 격론… “푸틴 옹호하나” vs “노벨상감”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39 이재명 "여당, 부모 내칠 극우파시즘 정당"‥거세진 대여공세 이유는?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38 "헌법재판소 때려부수자!" 선동 후폭풍‥중도층 60% "정권교체해야"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37 獨 바이올린 거장 美 공연 거부 “트럼프, 우크라이나 배신했다”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36 [단독] 초단타매매, 작년 거래대금 2000조…대체거래소 출범으로 더 늘어난다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35 러 “유럽, 우크라 지원하면 적대행위 계속될 것”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34 인천 화재 초등생…닷새 만에 장기 기증 후 하늘로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33 의정 갈등에 신규 간호사 채용 67% 줄어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32 [단독] 野 발의 ‘헌법재판관 임기연장’… 7년 전 이미 “위헌소지”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31 ‘아들 마약입건 몰랐다’ 해명에, 민주 “조용한 입건으로 축소 의심” 주장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30 당국, 대출정책 엇박자…“강남 집값만 밀어올릴 것”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29 ‘미-우크라 파국’ 뒤 만난 유럽 정상들 “안보 연합 추진”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28 "李 방탄에 구속도 피하는데…尹 재판은 졸속으로 진행" new 랭크뉴스 2025.03.03
43727 여야 ‘선관위 전쟁’… 선관위 견제·감시는 누가 하나 new 랭크뉴스 202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