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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안국역 주변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9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자주 독립\'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민주주의 만세! 만세! 만세! 내란 종식 만세! 만세! 만세!”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외치며 서울 광화문 앞에 모인 시민들은 3·1절을 맞아 106년 전 그날처럼 만세 삼창을 했다. 집회가 시작된 뒤 오후 한때 내리던 비가 그쳤고, 시민들은 밝은 얼굴로 태극기를 흔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앞에서 13차 범시민대행진(범시민대행진)을 열었다. 이날 집회는 3·1절을 맞아 ‘올드 랭 사인’의 선율에 애국가 가사를 붙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애국가를 부르며 시작됐다. 경복궁역부터 광화문 앞까지 옹기종기 모인 시민들은 3·1절을 맞아 “민주주의 만세,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고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날 범시민대행진에서는 ‘북풍 몰이’를 꾀한 윤 대통령의 헌재 최종진술에 대한 비판이 줄이었다. 대표발언에 나선 이홍정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윤석열은 헌재 최후진술에서 다시 북한의 지령, 북한의 위협을 꺼내들었다. 비상계엄 사태와 궤변들로 우리는 반공 전쟁 정치가 비상계엄을 통해 거듭 반복되는 근본원인이 분단 냉전 체제에 있다는걸 깨달았다”며 “헌법을 유린한 내란 세력을 제대로 단죄하지 않는다면 깊이 뿌리내린 분단 냉전에 힘입어 저들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도 “윤석열은 최후진술에서 12·3 비상계엄이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호소형 계엄은 우리 헌법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탄핵 사유를 자백하는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을 방법은 이제 없다. 1∼2주 안에 헌재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구가 정확하게 낭독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9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자주 독립\'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이날 범시민대행진이 열리기 전 서울 도심과 여의도에서는 자유통일당과 세이브코리아 등이 연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물론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나서 음모론과 극단적 주장에 바탕해 ‘탄핵 기각’을 주장했다. 시민들은 헌법, 평화, 평등 같은 상식적인 가치가 전복되고, 폭력과 혐오가 합리화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스스로를 30대 백수라고 소개한 박혜림씨는 “법을 저보다 훨씬 배운 사람들에게 헌법대로 국정 운영하라는 말이 이렇게 어렵게 들릴지 몰랐다”며 “윤석열이 홧김에 내린 계엄으로 1919년부터 쌓아온 이 사회의 상식이 난도질 당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최소한의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나라”라고 분노했다. 이화여대 학생 장은아씨는 “이화여대에선 반페미니스트를 자칭하는 극우세력이 캠퍼스에 침입해 피켓을 부수고 학우를 밀치고 멱살까지 잡는 횡포를 부렸다”며 “저들이 주장하는 자유민주주의는 그런 것이다. 혐오와 반민주적 선동”이라고 말했다.

다만 혼란을 딛고 끝내 탄핵이 인용될 것이라는 믿음은 강했다. 매주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50대 김아무개씨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방해하고 내란에 동조하는 사람들 이야기에 울화가 치밀지만 두렵지는 않다”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과는 8대0으로 인용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윤석열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헌법을 지키는 사람이고 윤석열은 헌법을 파괴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존재하지 않는 헛개비와 싸우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범시민대행진 집회가 마무리되기 전 잠시 집회 현장의 불이 모두 소등됐다. 사회자가 “시민들 일치된 의견으로 선고한다 주문”을 외치자, 시민들이 외쳤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윽고 내란 사태 이후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의 주제곡이 된 소녀시대의 ‘다시만난세계’가 서울 도심에 울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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