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생포한 사실과 함께 SNS에 공개한 북한군 포로. 연합뉴스, X
[서울경제]
북한에서 러시아 파병 소식이 알려지자 군 입대 대상자들이 자해까지 하면서 입대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북한 평안북도의 주민 소식통은 “최근 당국이 군 입대 대상자의 입대 조건을 변경해 양손 손가락 일부만 있어도 무조건 입대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새 규정은 올해 입대 대상자 모집이 시작되는 4월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이전에는 방아쇠를 당길 오른손 검지가 없으면 입대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자 스스로 오른손 검지를 절단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이에 당국은 ‘양손의 검지가 없어야 입대 면제가 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입대 대상자들 중 양손 모두 검지 손가락이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다시 당국은 "손가락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무조건 입대하라"며 규정을 바꾼 것이다.
양강도의 주민 소식통은 RFA에 “요즘 러시아 파병 소식에 주민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자식을 많이 낳지 않는 요즘 외아들이 러시아에 파병될까 떨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우리(북한) 군대가 러시아 전장에서 무참히 죽어간다는 소식에 대부분 입대를 거부하는 실정”이라며 “살인적인 10년 복무도 끔찍한데 총포탄이 쏟아지는 남의 나라 전쟁에 우리 군대를 보낸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손의 손가락이 하나도 없어야 입영 대상에서 면제된다는 새 규정에 입대할 아들을 둔 주민들은 아연실색하며 자식이 러시아 파병에만 걸려들지 않기를 소원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돕기 위해 지난해 10월 약 1만 2000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격전지인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은 약 4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