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지난달 28일 라마단 성월을 준비하며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있는 무너진 집 옆에 장식을 걸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총 30억 달러(약 4조4000억 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에 대한 3건의 대외군사판매(FMS) 계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DSCA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000파운드급 항공폭탄 MK-84 또는 BLU-117 3만5529발과 I-2000 관통탄두 4000개 및 기타 관련 장비를 구매하겠다고 미국에 요청했다. DSCA는 이들 무기의 예상 가액이 20억4000만 달러(약 3조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DSCA는 또 이스라엘이 1000파운드급 항공폭탄 5000발과 정밀폭격을 위한 합동정밀직격탄(JDAM) 유도키트 등을 6억7570만 달러(약 9900억 원)에, 시가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불도저를 2억9500만 달러(약 4300억 원)에 구매하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승인된 무기들은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시작된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이 사용했던 것과 같은 유형이다. 당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의 무기 판매는 국방부와 방위산업체가 수입국과 협상을 체결한 후 국무부와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이번 계약은 의회 검토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백악관 방문을 앞두고,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3000발과 2100발 이상의 GBU-39 폭탄 등 총 74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판매하겠다고 의회에 통보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월19일 6주간(42일)의 1단계 휴전이 발효되기 전까지 가자지구 전역을 대상으로 집중 폭격을 가했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로 인해 최소 4만8천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하마스를 겨냥한 공격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대거 희생되고 있다며 미국에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00파운드급 항공폭탄의 이스라엘 인도를 보류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올해 초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번복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결정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단계 휴전은 1일 오전 만료될 예정이다. 다만 항구적 휴전을 위한 협상이 지연되면서 양측은 아직 휴전 연장에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