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태국·미얀마 국경 지대에 구출자 7000명 기거
450명이 화장실 2개 이용해야… "환경 열악"
구출자 가장 많은 중국, "피해자 아닌 용의자"
중국계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기 작업장에 감금됐다가 구출된 외국인들이 23일 미얀마 동부 미야와디에 마련된 건물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비위생적인 건물에 500여 명이 머무는 탓에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야와디=AFP 연합뉴스


태국 정부가 미얀마 국경 지대에 있는 중국계 온라인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 구조된 외국인 송환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웃 국가들과의 공조로 범죄자 소탕에는 성공했지만,
피해자가 무려 7,000여 명이 넘는 데다 각 나라들이 자국민을 데려가는 데 미온적인 탓이다.


27일 태국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현재 태국과 접한 미얀마 동부 미야와디주(州)에는 중국계 온라인 사기 조직에서 구출된 외국인 7,100여 명이 머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약 6,700명이 중국인이고 나머지는 에티오피아, 케냐, 필리핀, 베트남,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약 20개국 출신
이다.

이들은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렌민족군(KNA)과 민주카렌불교군(DKBA)이 관리하는 대형 창고 형태 건물에서 지내고 있다. 건물 한 채당 500여 명이 기거한다. 고국으로 돌아가기 전 머무는 ‘임시 캠프’인 셈이다.

중국계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기 작업장에 감금됐다가 구출된 외국인들이 26일 미얀마 동부 미야와디에 마련된 건물 밖에 앉아 있다. 미야와디=로이터 연합뉴스


피해자들은 ‘좋은 일자리를 주겠다’는 꾐에 빠져 태국을 찾았다가 중국계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기 작업장으로 끌려왔다. 이후 노예처럼 감금돼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온라인 도박, 투자 사기 등에 동원됐다.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폭력과 전기 고문이 뒤따랐고, 장기 매매와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태국 정부가 중국, 캄보디아 등과 손잡고 국경지대에서 대대적인 수색에 나서면서 이달 중순 풀려났다.

가까스로 자유의 몸이 됐지만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캠프 환경이 비위생적인 데다, 음식은 부족하고 의료 시설 접근도 어려운 까닭이다. 에티오피아 출신 마이크는 영국 BBC방송에
“아주 기본적인 식사만 하루 두 번 제공되고, 450여 명이 화장실 두 개를 나눠 써야 한다”
며 “사람들이 아무 데나 용변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가 결핵 양성 반응
을 보인다는 관계자 발언도 나왔다.

중국계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기 작업장에 감금됐다가 구출·송환된 중국인들이 20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구출자를 '피해자'가 아닌 '용의자'로 보는 까닭에 이들은 모두 수갑을 차고 있다. 난징=AP·신화통신 연합뉴스


하지만 언제 미얀마 땅을 떠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피해자 구출에 앞장선 태국은 사건 초반 600여 명을 자국으로 데려갔지만 이후로는 신병 인수를 거부했다.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부총리는 20일 “태국은 외국인을 더 수용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피해자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본국과 송환 협상도 진행 중이지만 이 역시 속도가 나지 않는다.
대다수가 범죄 조직원에게 여권과 신분증을 압수당해 신원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태국에 대사관을 두고 있지 않아 외교 절차에 시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
몇몇 아프리카 국가는 태국 정부가 돈을 지불해야만 국민을 데려가겠다고 했다
”고 전했다.

심지어 중국은 자국민의 ‘범죄 혐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구출된 이들을 ‘콜센터 사기 용의자’라고 부르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구출자들을 피해자라기보다는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있음을 시사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언론 보도를 보면, 미얀마에서 구출돼 귀국한 중국인들이 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 공안으로 호송되는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560 북, 26일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김정은 "핵억제력 신뢰성 과시"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59 트럼프 “중국에 또 10% 관세” 맥 못추린 증시…S&P500 1.59%↓[데일리국제금융시장]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58 푸틴 “미국과 접촉에 희망 생겨”…미·러 관계정상화 실무접촉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57 최상목 선택은?…야 “즉시 임명해야” 여 “의회독재 용인”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56 [인터뷰] ‘될 성 부른’ 스타트업에 2600억 통 큰 투자...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 “全산업 AI 중심 개편”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55 서울 한복판 폭포, 180만명 홀렸다…하천·강변의 '핫플' 변신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54 [단독] 한동훈 "차기 대통령, 개헌하고 3년 뒤 물러나야"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53 美해군장관 후보 “한화 선박 건조 기술 유치 매우 중요”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52 중국인은 딥시크에 개인정보 털려도 괜찮나? [김광수의 중알중알]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51 더 힘든 저소득층…1분위 근로소득 5년 만에 뒷걸음질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50 불발탄 터져 숨진 두 살배기·병원서 쫓겨나 사망한 난민… '美 원조 중단'의 비극 [아세안 속으로]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49 ‘마이너스의 손’ 트럼프…‘웃다가 우는’ 미 자산시장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48 [DCM 강호 열전]① KB증권 주태영 전무 “14년째 1위 지켜… 글로벌 시장이 새 먹거리”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47 영화 ‘스타워즈’처럼…美해군 ‘3달러짜리’ 레이저 쏴 北드론 잡는다[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46 “계엄으로 계몽됐다” 김계리 변호사, 尹 반탄 집회 간다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45 "15분 안에 짐 싸"‥미국 실업수당 청구 급증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44 트럼프 오락가락 ‘관세’ 언급…금융시장도 흔들흔들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43 [2보] 美증시, 트럼프 관세·엔비디아실적 우려에 하락…나스닥 2.8%↓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42 건보당국, 지역가입자 '전월세'에 매기는 건보료 인하 검토 new 랭크뉴스 2025.02.28
48541 1월 전국 ‘악성 미분양’ 주택 2.3만가구…서울 미분양 한 달 새 41.3% 급증 new 랭크뉴스 2025.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