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 명목 하에 독촉
트위터 인수 때 구조조정 전략 되풀이
노조 “불법 해고에 이의 제기할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를 상대로 구조조정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연방정부 직원들에게 업무 실적을 보고하라고 독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한 데 따라 시행된 이번 조치를 두고 연방정부 직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2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대통령 지침에 따라 모든 연방정부 직원들은 곧 e메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직원들이) 지난주에 했던 일을 이해하기 위해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신하지 않으면 사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SNS 트루스소셜에 “머스크가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면서도 “나는 그가 더 공격적으로 나가길 원한다”고 밝힌 후 약 7시간 뒤에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직원들을 ‘적폐’라고 칭하며 연방정부 규모를 대폭 줄일 작업을 정부효율부(DOGE) 수장 머스크에게 맡겨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국무부, 환경보호청, 인사관리국, 소비자금융보호국 등 소속 연방 직원들에겐 이날 오후 “지난주에 무엇을 했나요?”라는 제목의 e메일이 전송됐다. 메일에는 ‘지난주에 무엇을 했는지 대략 5가지 요점으로 적고, 월요일(24일) 자정까지 관리자에게 참조로 보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직원들에게 자신이 맡은 업무의 생산성을 증명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NYT는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했을 당시 인력을 대규모 감축하기 위해 사용했던 전략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인수를 반대했던 파라그 아그라왈 전 트위터 CEO를 해고하는 과정에서도 그에게 “지난주에 뭐 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연방정부 직원을 상대로 이뤄진 만큼 법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시간대 법학 교수이자 전 관리예산국 총괄 법률고문인 사무엘 바겐스토스는 NYT에 “공무원 제도에는 이 조치에 관한 근거가 전혀 없다”며 “분명 직원들을 위협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짚었다. 미네소타대 법학교수 닉 메드나는 “연방법에 따르면 연방정부 직원의 사임은 자발적이어야 한다”며 “메일에 답하지 않은 직원을 사직 처리한다면 불법일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2일(현지시간) 시애틀에 모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연방정부 직원들 사이에선 언제든 해고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분노가 퍼지고 있다. 연방공무원노조(AFGE)는 “평생 공직에서 봉사해본 적 없고, 특권을 누리는 선출되지 않은 억만장자에게 직무를 증명하도록 강요받는 것은 잔인하고 무례한 일”이라며 “불법적 해고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기관장은 직원들에게 ‘메일에 대한 추가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답장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머스크의 지위와 법적 권한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우리는 급진좌파 관료들을 건물 밖으로 내쫓고 문을 잠갔다. 수천 명을 없앴다”며 연방정부 구조조정 조치를 자화자찬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수습직원 1만9300여명을 비롯해 약 2만여명의 연방정부 직원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해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365 ‘동반 적자’ 배터리 3사, 신기술·신제품·신개념으로 돌파구 찾는다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64 김민석 "이재명 1위 지지율, 시대 부응하는 리더십에 대한 평가"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63 교황청 “교황, 여전히 병세 위중…한때 호흡곤란 겪어”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62 올해 사라지는 초중고 ‘49곳’…입학생 없는 초등학교도 속출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61 [단독]민주당 “시·도당, 3월7일까지 지역 공약 보고하라” 대선 모드 돌입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60 전광훈 눌러놓은 캡 따버린 국힘…음모론 기획에 육사 출신 포함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59 '가짜 엄마' 시신에 분노 폭발…이스라엘, 인질 석방 전격 연기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58 中, 세계 TV 출하량 한국 제치고 선두… 매출 점유율도 추격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57 기준금리 내려도 대출금리 고공행진 왜?…당국, 산출 근거 직접 따진다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56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30% 넘었다지만···여성, 출산 후 취업 가능성 37.2%p ↓ new 랭크뉴스 2025.02.23
» »»»»» 머스크 “지난주에 뭐 했나, 이메일 회신 안 하면 사직 간주” 연방정부 직원들 압박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54 인명 수색 위해 문 강제로 열었다가…소방서 ‘800만원 배상’ 처지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53 노철학자도 대학생도 "대한민국 체제 수호"... 그들은 왜 尹을 옹호했나 [문지방]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52 이재명에 힘 실어주는 김경수? “중도보수 발언, 제 말씀과 같은 취지”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51 트럼프 "가자구상 강요안해"…아랍권 반발에 한발 물러나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50 대치동 제이미맘에 '긁'?…'거울치료 콘텐츠' 와글와글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49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에 ‘드림스’…홍상수 수상 불발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48 이재명 “민주당은 중도정당…與, 형식적 보수역할조차 포기”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47 내 퇴직연금에 무슨일이…석달새 은행→증권사 4000억 '머니무브' new 랭크뉴스 2025.02.23
46346 수입 맥주값 또 오른다, 아사히 최대 20% 인상…소비자 ‘한숨’ new 랭크뉴스 202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