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린 공화당 주지사협회 만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규 관세로 세수가 늘면 미국이 소득세를 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공화당 주지사협회 만찬 행사에서 “관세로 많은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들 한다”며 “그러면 소득세 시스템을 보유할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각국을 상대로 한 상호 관세 및 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예고한 그는 어느 국가인지를 특정하지는 않은 채 연간 한 국가의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통해 최소 600억달러(약 86조원)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들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우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3~4주간 세계 최대 기업 중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대미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는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를 언급하면서 “브라이언이 방금 아주 큰 규모로 (미국에) 진출할 대기업에 대해 말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세계 각국에 부과할 관세를 피하고 싶으면 대미 관세를 낮추거나 미국 내 생산기지를 구축하라며 요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에 입각해 멕시코 내 생산기지를 통해 무관세 대미 수출을 해온 제3국 기업들을 겨냥해서도 앞으로는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캐나다를 겨냥해 “그들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목재, 석유, 가스 등에 대해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그린란드를 지켜보고 있으며, 파나마 운하를 반환 받아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한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를 겨냥해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할 경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어느 브릭스 국가든 간에 ‘달러 파괴’를 거론만 해도 (그 나라에) 150%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