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2태웅호 선장 김성기씨가 지난 16일 자신이 잡은 ‘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초대형 돗돔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기씨 제공

새우 미끼를 참돔이 먹고, 참돔을 삼킨 초대형 돗돔이, 낚시로 잡혔다.

18일 제주시 구좌읍 어민 김성기(55)씨에 따르면 지난 16일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행원코지 이른바 들물덕 부근에서 자신의 어선인 제2태웅호(6.44t)를 혼자 타고 참돔 낚시를 하다가 초대형 돗돔을 잡았다. 몸길이 183㎝, 무게 138㎏에 이르는 초대형 돗돔이다.

김 선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참돔을 낚다가 갑자기 바늘에 뭔가 걸린 게 느껴졌다. 12호줄은 얇은 줄이어서 고기가 낚시를 물고 채 가니까 갑자기 낚싯줄이 팽팽해져 20∼30㎏짜리 부시리인 줄 알고 줄을 일단 풀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김성기씨 제공

김 선장은 낚싯줄에 생새우를 미끼로 사용했다. 김 선장은 “처음에는 줄을 풀면서 힘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거의 1시간 가까이 싸우면서 힘이 빠지자 1m 정도씩 올리는데도 올라오지 않아 부시리가 아니고 상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물 위로 무엇인가 ‘팍’하면서 떠오르는 소리가 들려 보니까 돗돔이었다”고 말했다.

혼자였던 김 선장이 100㎏이 훨씬 넘는 돗돔을 상대하기는 버거웠다. 마침 바로 옆에서 후배가 조업하고 있었다. 김 선장은 와서 도와달라고 큰소리로 외쳤고, 그 말을 들은 후배가 어선을 제2태웅호에 붙인 뒤 올라타 돗돔을 배 위로 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돗돔이 워낙 크고 무거워 여러 차례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다 결국 4명이 힘을 합쳐 배 위로 끌어올렸다.

김 선장 등은 돗돔이 장어나 오징어 등을 먹기 때문에 애초 바닷속에 드리운 생새우 미끼를 참돔이 먹고, 그 참돔을 돗돔이 문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16일 제주바다에서 ‘전설의 심해어’라고 불리는 초대형 돗돔이 낚시로 잡혔다. 독자 제공

어민 생활 26년째인 김 선장은 “수심 85m 정도에서 잡았다”며 “이렇게 큰 돗돔을 본 적이 없다. 주변에서도 이런 돗돔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며 웃었다.

돗돔의 경우 120∼150호 정도의 낚싯줄을 사용하는데 이번 사용한 것을 12호로 알려졌다. 12호 낚싯줄은 방어나 부시리를 잡는 데 이용한다.

돗돔은 수심 400∼500m의 깊은 바닷속 암초 지대에 서식하는 심해어로 2m까지 성장한다. 산란기인 5∼7월 사이에는 수심이 60m인 곳까지 올라오기도 하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전설의 심해어’, “용왕이 허락해야 잡을 수 있다”는 등의 말이 낚시꾼들에게 전해진다.

2013년 전남 신안군 가거도 앞바다에서는 길이 2m 무게 150㎏의 돗돔이 그물에 걸려 가거도 해양전시관에 박제 전시돼 있다. 2009년 부산 먼바다에서도 191㎝의 돗돔이 잡힌 바 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796 '소득세 60조 돌파'에 이재명 "초부자들은 감세, 월급쟁이는 증세" 랭크뉴스 2025.02.19
44795 이재명 선거법 2심, 26일 심리 종결…이르면 3월말 선고 가능성(종합) 랭크뉴스 2025.02.19
44794 [단독] ‘문제없다’ 말렸지만 “선관위 위치나 확인해”…계엄 직전 수십 차례 위치 검색 랭크뉴스 2025.02.19
44793 "한국 가고싶다"는 북한군 포로…정부 "전원 수용, 北송환 안돼" 랭크뉴스 2025.02.19
44792 파면 갈림길 윤석열···석동현 “헌재 판결에 승복할 것” 랭크뉴스 2025.02.19
44791 "'95년생' AI 천재 뤄푸리, 결국 딥시크 떠났다"…샤오미행 가능성도 랭크뉴스 2025.02.19
44790 '연예인 열애설' 예로 들었다…이재명 공소장 대폭 변경한 檢 랭크뉴스 2025.02.19
44789 우원식 "대선 생각 없다‥국회의장 소임 임기 끝까지 수행" 랭크뉴스 2025.02.19
44788 김재규는 왜 유신의 심장을 쐈나... '박정희 암살' 김재규 재심 개시 랭크뉴스 2025.02.19
44787 ‘노인과 바다’만 남았다더니 진짜였나…초등학교 입학생 ‘뚝’ 떨어졌다는 부산 랭크뉴스 2025.02.19
44786 ‘지방 미분양’ 품는 LH, 연내 3000가구 사들인다 랭크뉴스 2025.02.19
44785 ‘그록3 vs 딥시크 vs 챗GPT’…승자는? 랭크뉴스 2025.02.19
44784 귀순의사 밝혀도 강제북송 면죄부?…위험한 선례 남겼다 랭크뉴스 2025.02.19
44783 탄핵심판 첫날 최후변론까지 마친 한덕수... 尹보다 빠른 선고? 랭크뉴스 2025.02.19
44782 野 '헌법재판관 임기 연장' 발의…與 "문형배·이미선 연장법" 랭크뉴스 2025.02.19
44781 “퇴사에 수면장애까지”…평범했던 일상 앗아간 ‘1형 당뇨’ 랭크뉴스 2025.02.19
44780 "태국 총리 옆 미모의 경호원 누구지?" 관심 폭발…정체 알고보니 랭크뉴스 2025.02.19
44779 KFC도 고향 켄터키 떠난다…'美 기업 블랙홀' 된 텍사스 랭크뉴스 2025.02.19
44778 이준석, '동덕여대 왜 왔나' 항의에 "폭도들이 불참 학생 린치 우려" 랭크뉴스 2025.02.19
44777 17년 만에 또 나온 'LH 미분양 매입'…전문가들 "이게 최선인가" 랭크뉴스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