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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충남 태안에서 여덟 살 어린이와 부모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1형 당뇨 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1형 당뇨는 우리가 흔히 아는 성인병인 2형 당뇨와 달리 췌장이 인슐린을 거의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췌장이 혈당 조절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난치성 질환입니다.

췌장이 기능을 못 하게 되는 만큼 환자와 보호자는 질환의 이름도 1형 당뇨가 아닌 '췌도부전'으로 바꾸자고 주장합니다.

국내 1형 당뇨 환자는 4만 8천여 명에 이릅니다. 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서 환자는 물론 가족들도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합니다.

■평범했던 일상 앗아간 '1형 당뇨'…치료비 부담에 이중고

3년 전, 90년생 A 씨의 평범했던 일상은 두 돌도 안 됐던 아들이 1형 당뇨 진단을 받으면서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어린아이에게 1형 당뇨는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아들의 혈당을 관리하기 위한 상시 대기조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A 씨는 아들의 몸에 부착된 연속혈당측정기로부터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혈당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온종일 스마트폰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러다가 고혈당이 오면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으로 달려가 인슐린 주사를 놓고, 저혈당이 오면 포도당 사탕 등 음식을 먹입니다.

일상적인 외출뿐만 아니라 마지막으로 잠을 깊이 잔 적이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A 씨/ 1형 당뇨병 환아 보호자
자는 동안엔 공복이기 때문에 저혈당이 될 수도 있고, 성장호르몬 탓에 혈당이 갑자기 치솟을 수도 있어서 예측할 수가 없어요. 새벽에도 늘 일어나서 수치를 확인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수면 장애가 생겨서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기도 해요.

생업을 접고 혈당 관리에 하루 종일 매달려야 하다 보니 주기적으로 지출하는 치료비도 부담입니다.

A 씨/ 1형 당뇨병 환아 보호자
파트타임이라도 하고 싶어도 아이를 24시간 관리를 해야 해서 불가능해요. 남편이 혼자 벌어서 네 식구가 그냥 살기에도 빠듯한데, 대학병원을 가면 하루에 거의 15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로 드니까 부담이 크죠.

■"사회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1형 당뇨' 장애 인정될까?

태안 일가족 비극 이후 미성년 환자의 혈당 측정기 등 당뇨 관리기기 구매 비용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이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환자 단체는 보다 더 세밀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1형 당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늘었지만 1형 당뇨는 여전히 희귀질환도 아니고 중증 난치질환도 아니고 장애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미국, 유럽 등 일부 국가들처럼 1형 당뇨를 췌장 장애로 인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합니다.

아직 성인 환자에게는 지원이 부족한 만큼 약물과 의료기기 등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늘리기 위해섭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환우회 대표 /
1형 당뇨 환자가 있는 가정의 경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다가 이혼, 가정불화 등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죽을 때까지 완치가 되지 않다 보니 의료비에 대해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죠. 장애인으로 인정을 받지 않으면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1형 당뇨를 장애로 인정할 필요가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인데, 연구 결과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장애 인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낼지 환자와 보호자들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환우회 대표 /
환자들은 마음졸이며 기다리는 중입니다. 질병을 가지게 된 게 본인의 잘못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건강하게 살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어요. 정부에서 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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