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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 중이던 택시가 목적지와 다른 길로 가자 납치당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한 대학생이 달리는 택시에서 내렸다가 뒤따라오는 차에 치여 숨진 사건에서 택시기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ㄱ(85)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3월 ㄱ씨의 택시를 탄 피해자는 택시가 목적지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피해자가 ㄱ씨에게 “이쪽 길 맞죠, 기사님?”이라고 물어봤지만 ㄱ씨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ㄱ씨는 자신이 택시기사에게 납치되고 있다고 생각해 “아저씨 저 내려주시면 안돼요?”라고 물었지만 이번에도 ㄱ씨는 답을 하지 않았다. 결국 피해자는 시속 91㎞/h로 달리던 차에서 내려 떨어졌고 뒤따라오던 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ㄱ씨는 청력이 좋지 않은 상태라 대답을 안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법원은 “ㄱ씨 입장에서는 피해자가 겁을 먹고 자동차전용도로를 80㎞/h 이상의 속도로 주행하는 택시에서 뛰어내릴 것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ㄱ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항소했지만 2심도 같은 판단이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이 맞는다고 보고 이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