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전공의들이 1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사직전공의를 위한 내과초음파 연수강좌에 참석해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2024.8.18/뉴스1 제공
지난해 정부가 필수의료 의사를 늘리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의대 증원을 추진했으나 이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 10명 중 절반 이상이 의원급 동네 병원에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9222명 중 지난 1월 기준 56.1%에 해당하는 5176명이 의료기관에 재취업했다.
해당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6일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 2000 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하고 2월 20일부로 근무를 중단한 바 있다.
이후 6월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로 7월부터 병원별로 사직 처리가 시작되면서 일반의로 재취업하는 게 가능해졌다.
일반의는 의대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지만 전공의 수련 과정을 밟지 않은 의사로 일반의가 과목별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면 전문의가 될 수 있다.
전공의들의 재취업 의료기관을 종별로 보면 5176명 중 58.4%인 3023명이 의원급 기관에서 근무 중이다. 특히 이 중 3분의 2가 서울(998명), 경기(827명), 인천(205명) 등 수도권 의원에 재취업했다.
상급종합병원에 재취업한 전공의는 1.7%인 88명에 그쳤다. 의료기관 형태 별로는 병원 815명(15.7%), 종합병원 763명(14.7%), 요양병원 383명(7.4%), 한방병원 58명(1.1%) 등으로 분류된다.
사직 전공의 9222명 중 4046명은 여전히 의료기관에 취업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전공의가 일반의로 대거 전환함에 따라 의사 구성 비율도 크게 달라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국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일반의는 모두 1만 684명으로 전공의 사직 전인 2023년 말 6041명에서 76.9% 급증했다.
의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의가 4073명에서 7170명으로 76.0% 늘고 병원에서 일하는 일반의는 204명에서 842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반면 전국 의료기관의 인턴은 2023년 말 대비 96.4%, 레지던트는 88.7% 급감했다.
김선민 의원은 “필수의료 의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의사를 감소시키고 있는 형국”이라며 “정부는 하루빨리 의료계와 협의해 1년이란 긴 의료대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