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이상 의원급 기관에 취업, 수도권 쏠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의 모습.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전공의 중 56.1%가 일반의로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뉴스1

의정 갈등으로 수련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절반 이상이 일반의로 재취업해 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대부분은 의원급 기관에 취업했으며 수도권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정 갈등으로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전공의 중 56.1%가 일반의로 의료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6일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발표하자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수련병원을 떠났다. 정부는 이들에 대해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리며 재취업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으나, 지난해 7월 명령을 철회하면서 전공의들이 일반의로 재취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수련병원을 떠난 전공의는 현재까지 922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5176명은 현재 대형 병원이 아닌 동네 의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고 있다. 나머지 4000여명의 전공의들은 아직 의료계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재취업 의료기관은 기관별로 의원급 기관에서 3023명이 근무해 가장 큰 비율로 나타났다. 이들 중 998명은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경기 827명, 인천 205명 등 수도권에 취업이 집중됐다.

이 외에도 병원 815명, 종합병원 763명, 요양병원 383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에 재취업한 경우는 88명에 그쳤다. 한방병원에 재취업한 58명을 제외하면 상급종합병원에 가장 낮은 취업률을 보였다.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떠나 의원, 병원에 재취업하면서 수련의들의 숫자는 크게 감소했다. 인턴은 2023년 말 대비 96.4%, 레지던트는 88.7% 감소했다. 수련병원들은 올해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추가로 진행 중이지만, 전공의들은 내년도 의대 증원에 대한 백지화를 요구하며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전문의 시험 합격자가 평년 대비 18% 수준으로 급감해 올해 국내 전문의는 작년 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김선민 의원은 “필수 의료 의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의사를 감소시키고 있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의료계와 협의해 1년이란 긴 의료 대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이병철 기자 [email protected]